최근 글로벌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는 국내 K뷰티 브랜드 A사의 정품 세럼과 아마존에서 구입했다는 위조품 비교 영상이 올라왔다. 외관으로는 정품과 위조품을 뚜렷하게 구분하기 어려워 보였다. 유사한 색상에 펌프 길이도 4㎜ 차이로 길고 짧을 뿐이었다. '내 것도 가짜다' 'B사 제품도 진품과 비교 영상을 올려 달라' 같은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한 커뮤니티에는 사용자가 K뷰티 브랜드 C사의 선크림이 위조품이라며 정품과 나란히 비교한 사진을 게시했다. 이 사용자는 UV(자외선) 카메라를 사용해 위조품이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다고도 했다. UV 카메라를 쓰면 자외선이 차단된 부분은 검은색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는 부분은 밝게 나타난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 A사의 진품과 위조품 비교 영상. /틱톡 캡처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 규모가 102억달러(한화 약 14조8000억원)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위조품 역시 눈에 띄게 증가해 국내 K뷰티 브랜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틱톡,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SNS)에 #가짜스킨케어, #한국스킨케어, #K뷰티, #K스킨케어 등으로 검색하면 피해 사례 등 관련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위조 상품이 늘어나는 것은 브랜드의 매출에 직격탄이 될 뿐 아니라 K뷰티 전체의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반 브랜드 보호 설루션 스타트업 '마크비전'이 최근 위조 뷰티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미국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위조품 구매자의 70.8%는 자신이 구매한 제품이 '정품'인 줄 알았다고 답했다. 브랜드명을 약간 변경하거나 한글로 된 유사 상표를 사용하는 등 외국인이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어려운 방식으로 제품을 선전하기 때문이다. 외관과 가격이 정품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어떤 뷰티 브랜드의 위조 상품을 구매했느냐는 질문에는 로레알이나 메이블린, 크리니크, 맥 같은 글로벌 브랜드뿐 아니라 라네즈, 설화수부터 국내 인디 브랜드까지 거론돼 K뷰티가 악성 판매자들의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그래픽=손민균

위조 상품의 43%는 SNS 쇼핑 플랫폼을 통해, 23.4%는 SNS 메시지로, 19%는 SNS 비디오 플랫폼을 통해 구매하는 등 SNS가 가짜 화장품 판매 채널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2명 중 1명은 제품 구매 시 리뷰를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악성 판매자들은 생성형 AI를 사용해 가짜 리뷰로 이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한 번 손상된 신뢰와 평판을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K브랜드들은 온라인 시장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위조품 판매 근절에 뛰어들고 있다. 악성 판매자의 주 타깃이 되고 있는 아누아, 조선미녀, 바이오던스 등은 마크비전의 설루션을 활용 중이다.

세계적인 브랜드 보호 전문가인 찰리 에이브러햄은 "최근 위조 뷰티 제품 유통이 온라인 마켓을 넘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등 SNS 내 채팅을 통해서도 교묘하게 이루어지면서 기업이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위조 뷰티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해당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되는 만큼 브랜드와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