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 /아산나눔재단 제공

"국내는 물론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가 훨씬 더 개방돼야 합니다."

지난 21일 '2025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신년인사회'에서 만난 정남이(42)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강조했다. 반대로 해외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의 한국 진출과 투자도 중요하다고 했다.

정 이사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정몽준 HD현대 최대주주의 2남2녀 중 장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하다 2013년 아산나눔재단에 합류했다.

아산나눔재단은 HD현대그룹과 범현대가 기업이 출연한 스타트업 지원 공익재단으로 2011년 설립됐다. 기업가정신 플랫폼 '마루(MARU)'를 운영하며, 스타트업에 공간 인프라와 네트워크,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서울 강남구 역삼로에 두 곳의 창업지원 공간 '마루180′과 '마루360′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 CEO는 물론 VC, 자문 역할을 하는 액셀러레이터가 모여 네트워킹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정 이사는 재벌 3세 답지 않게 겸손하고 밝고 친화적이었다. 그는 이날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여러 스타트업 CEO와 VC 등 스타트업 생태계 파트너들을 만나 국내 스타트업 성장과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자와 만난 정 이사는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지원 역할을 하는 아산나눔재단이 아닌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 이사는 '글로벌'을 강조했다.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 속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미 트럼프 정부 출범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이 여의치 않지만, 그래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해외로 뻗어나가지 않는다면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작년에 이어 2025년도 아산나눔재단의 스타트업 지원 방향 키워드는 글로벌"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산나눔재단은 '아산 보이저'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초기 스타트업을 선발해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현지 전문가와의 맞춤형 코칭, 네트워킹 기회 등을 제공한다. 또한 재단의 세 번째 스타트업 입주 공간인 '마루SF'를 2025년 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하고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