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김영재(25) 클라이프 대표는 클라이밍 센터용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클라이프’라는 회사명은 클라이밍(Climbing)과 라이프(Life)의 합성어다. 김 대표는 “일상에서 클라이밍과 관련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2021년 IT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일하다가 지인의 권유로 클라이밍을 처음 시작했다. 클라이밍 산업의 성장세를 확인한 그는 관련 서비스를 직접 만들기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

이후 김 대표는 ‘담장’이라는 클라이밍 센터에서 근무하며 이용자와 업계의 정확한 니즈(Needs·욕구)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는 “클라이밍 이용자들은 한 센터에 오래 머물기도 하지만 센터마다 특색이 달라 여러 센터를 방문하는 문화가 있다”며 “이 때문에 일일 이용자들은 매번 동의서를 새로 작성해야 하는 불편함이, 센터 측에서는 수기로 작성된 문서를 보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클라이프 회의 모습.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라이프의 대표 서비스인 전자 일일 이용 동의서 시스템이 탄생했다. 기존 수기로 작성된 동의서를 모두 전자식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종이 문서를 컴퓨터로 옮기는 과정에서 내용이 빠지거나 오류를 방지해 정확도를 높였다. 문서 보관도 한결 쉬워졌으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문서가 파기돼 개인정보 보호도 강화됐다.

김 대표는 “법조계의 자문을 구해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자 일일 이용 동의서 시스템은 이용자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여러 이용자가 동시에 방문하더라도 각자 스마트폰으로 QR코드로 접속해 손쉽게 동의서를 작성할 수 있다. 다회권 이용자는 기존에 저장된 정보를 버튼 하나로 불러올 수 있어 편리함을 더했다.

이러한 편의성 덕분에 클라이프는 현재 70개 업체에서 9만5000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월 평균 계약 건수는 4만5000건에 달한다.

크래커 클라이밍 대회 모습.

클라이프는 클라이밍 센터의 특성을 활용해 대회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클라이밍 센터는 보통 매년 대회를 개최하는데 클라이프의 서비스 전에는 네이버폼이나 구글폼을 통해 대회 참가신청을 받았다. 참가비 결제는 계좌를 통한 입금만 가능했다.

김 대표는 “클라이밍 센터는 입금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했고, 취소에 따른 환불 시에도 불편함이 있었다”며 “전자식으로 대체해 편의성을 높였다”고 했다. 또 대회 운영 중 수기로 작성되던 채점 서비스도 올림픽에서 사용하고 있는 공식 규칙을 활용한 전자 시스템으로 대체했다.

김 대표는 내년 클라이밍 동호회(크루)를 위한 서비스 출시도 계획 중이다. 김 대표는 “크루는 다회권을 크루 명의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까지는 소속 인원이 이용할 때마다 크루장에 직접 연락해 이용하는 방식”이라며 “이러한 부분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하면 크게 편리해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클라이프는 동국대 캠퍼스타운 소속 입주기업으로 서울시와 동국대 캠퍼스타운의 지원을 받고 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입주기업으로 선정해 창업지원 공간을 제공하고 실무 교육, 전문가들의 상시 자문 등 다양한 창업·보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