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재활 의학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물리적 비용이 한계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가 디지털 재활 콘텐츠와 결합한다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질 높은 재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허명현(38) 웨스트문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배경에 관해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체육대에서 사회체육학을 전공한 허 대표는 에이전시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처음 증강현실(AR)을 경험했다.

그래픽=손민균

허 대표는 “당시 외국 스포츠 채널에서는 이미 AR을 활용하고 있었다”면서 “시청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쉽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곧바로 석사 과정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숭실대 스포츠IT융합학과 석사과정과 정보통신융합학과 박사 과정을 마친 후, 2020년 웨스트문을 설립했다. 이듬해 웨스트문은 스마트 미러 기반의 피트니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스마트 미러는 화면에 운동 콘텐츠를 띄워 이를 보면서 운동을 따라 할 수 있게 만든 거울이다.

현재 웨스트문은 혼합현실(XR)을 활용한 디지털 재활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이는 XR 트윈 기반 재활 훈련 콘텐츠 기술 개발, XR 헬스케어 서비스 ‘써리얼(SURREAL)’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근골격계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 XR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3D로 모델링된 선생님이 디지털 기기 속에 나타나 사용자가 운동을 따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직접 병원에 갈 필요 없이 눈앞의 선생님을 따라 하면 되는 셈이다.

허 대표는 “근골격계 질환은 의료비 지출 비중이 크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내원하려면 또 다른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이 촉구되는 의료 분야“라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휴대성과 확장성이 높은 디지털 디바이스가 디지털 재활 콘텐츠와 결합한다면 장소를 불문하고 질 높은 재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웨스트문의 고령층 재활 운동 콘텐츠. /웨스트문 제공

웨스트문은 콘텐츠 개발을 위해 숭실대 컴퓨터학과와 고려대 재활의학과와도 협력 중이다. 이들이 협력 개발한 콘텐츠는 대학병원 내에서 재활 운동이 필요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허 대표는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임산부도 3D 모델링된 선생님과 함께 재활 운동을 할 수 있다”면서 “내년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새로운 구독형 디지털 재활 콘텐츠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환자들에게 필요한 재활 치료를 PC, 스마트폰, AR 글라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직 초기 버전인 만큼 다양한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보완한 후, 내년 3월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웨스트문은 오는 13일 강원도 강릉 아레나 센터에서 열리는 ‘2024 강원 시니어산업 박람회’에 참가해 구독형 콘텐츠 홍보에 나선다. 박람회를 통해 실사용자와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수집하고, 인지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외 헬스케어와 재활 분야의 주요 파트너들과 협력해 서비스를 확장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

한편 웨스트문은 숭실대학교 캠퍼스타운 소속 입주기업으로 서울시와 숭실대 캠퍼스타운의 지원을 받고 있다. 숭실대 캠퍼스타운 추진단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입주기업으로 선정해 창업지원공간 제공과 창업 실무교육, 창업 아이템 고도화지원, 사업 분야별 전문가들의 상시 자문 등 다양한 창업·보육 프로그램을 기획·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