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다(Lidar·레이저 이용 사물 감지) 소프트웨어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양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하고, 이를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사(OEM), 1차 협력사(Tier 1)에 도입하거나 도입 논의 중인 거의 유일한 회사란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투자 혹한기 속에서 최근 2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뷰런테크놀로지(이하 뷰런)의 김재광 대표는 지난달 23일 조선비즈와 만나 “라이다 시장이 활성화되는 시점에서 뷰런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총 누적 투자액은 330억원이다.

김재광 뷰런테크놀로지 대표는 "우리 라이다 소프트웨어는 저사양 저전력의 차량용 칩(MCU)에서도 작동 가능해 양산성을 갖추고 있다"며 기술적 우위를 설명했다. /장우정 기자

현대차(005380) 자율주행센터 출신 김재광 대표가 2019년 10월 설립한 뷰런은 라이다 소프트웨어 인지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평가받는 곳이다. 세계 최초로 한국과 미국에서 라이다 센서 한 대 만을 사용해 자율주행 면허를 획득했다.

자율주행 라이다 설루션 ‘뷰원(VueOne)’을 내세워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양산 검토를 위한 소프트웨어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북미 쪽에서는 글로벌 주요 배송 회사와 라이다 기반 배송 트럭 양산을 목표로 ADAS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라이다는 카메라 센서, 레이더와 함께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3대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레이저 광선으로 주변 지형과 물체 형상을 센티미터(㎝) 단위로 파악해 자율주행 안전성을 높인다. 전파를 사용해 날씨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고해상도 레이더와 형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카메라와 보완 관계다.

라이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유용한 정보로 제공한다. /뷰런

김 대표는 “뷰런의 소프트웨어는 이런 라이다 센서(하드웨어)로부터 얻은 3차원 데이터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객체 분류나 위치, 크기, 속도 등의 유용한 정보로 변환해 제공하는 것”이라며 “제조사와 관계없이 모든 라이다 센서와 호환이 가능하다는 점,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뿐 아니라 저사양 저전력의 차량용 칩(MCU)에서도 작동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대량 양산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그는 “라이다 소프트웨어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경쟁사는 세계적으로 많지 않고, 이마저도 대부분은 고정형인 인프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움직임이 많은 무인 이동체 관련 협의는 뷰런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ADAS의 시작은 도로에 무엇이 있고, 어느 정도의 속도인지 인지하며, 검출된 정보를 잘 따라가는지(추적)가 중요하다. 현대차에서 오래 연구개발 하다가 창업한 만큼 차량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에 중점을 맞춰 개발했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과의 기술적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뷰런은 ‘뷰투(VueTwo)’라고 하는 인프라용 라이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올리고 있다. 도로나 교차로 등에 설치해 교통 정보를 분석하고 돌발상황을 감지하며, 인파가 많은 곳에서는 혼잡도를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A공항에 설치된 '뷰투' 설루션. 밀집도를 파악해 인파를 분산시킬 수 있다. / 뷰런

예를 들어 뷰런은 국내 A 공항에 36개의 라이다 센서를 이용, 출국 층을 통합 관제하는 역할을 도왔다. 카메라보다 높은 정확도로 사람 수를 세고 대기시간을 예상해 혼잡도를 최소화하는 안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서울시 복수의 지자체와 혼잡 상황 분석 설루션을 적용하고 있으며, 자전거·사람 도로가 나란히 있는 공원에서 이를 침범할 경우 충돌 위험 알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2년 서울 이태원 사고 이후 인파가 몰리는 골목이나 축제 등에 정부가 관련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며 “건설 현장에서도 굴삭기의 충돌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안전 관련한 라이다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에 민감한 일본 100여개 교차로에도 실증 중일 만큼 해외 수요가 많다.

뷰런은 2026년 코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목표로 했던 라이다 소프트웨어 차량 양산이 눈앞에 온 시점인 만큼 이를 다양한 차종에 적용하기 위해선 안정적 재무구조를 확보하는 데 기업공개(IPO)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향후엔 소프트웨어를 넘어 라이다 하드웨어까지 전체를 책임지는 1차 협력사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