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AIoT(인공지능+사물인터넷) 국제 전시회’ 코맥스(036690) 부스. 망치로 바닥을 여러 차례 두드리자 월패드에 ‘층간소음이 기준치 이상 발생했습니다’라는 알림 메시지가 떴다. 바닥에서 25~30㎝ 위에 설치돼 있는 콘센트가 ‘층간소음 감지 센서’ 역할을 해서 바닥 진동을 측정, 층간소음 여부를 가린다.

형지용 코맥스 상품기획팀 팀장은 “콘센트는 실제 기능도 하면서 충격도 감지한다”며 “층간소음 알림을 받음으로써 자발적 주의를 유도할 수 있고, 이런 데이터가 별도 서버에 쌓이기 때문에 향후 이웃과 분쟁 시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맥스가 '2024 AIoT 국제전시회'에서 층간소음 예방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콘센트가 바닥 충격을 감지해 층간소음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다. /장우정 기자

노인 돌봄 설루션도 눈에 띄었다. 별도의 레이더(전자기파를 이용해 주변 물체를 탐지하고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실시간으로 거주자의 심박(반경 3m), 호흡(5m), 활동량(8m), 수면 시간 등 생체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비정상적인 활동이 나타났을 경우 사전에 등록해 놓은 보호자 모바일로 알림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변우석 코맥스 대표는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확산하고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이용하기에는 아직 쉽지 않고 제한적인 게 현실이다”며 “1인 가구, 독거노인, 장애인 등 주거약자 대상의 돌봄 서비스 설루션이 제대로 상용화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복합적인 인체 상황을 분석해 응급 상황을 예방할 수 있는 코맥스의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는 스마트홈 생태계를 확장시킬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1일까지 열리는 AIoT 전시회에선 이처럼 생활 속으로 본격적으로 들어와 새로운 편의를 제공하는 AI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 안면 인식이나 점등, 보일러 켜기 같은 제어 기술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상이한 브랜드끼리 쉽게 연동하기 위해 국제 스마트홈 표준 ‘매터(Matter)’가 도입되는 등 관련 연구개발이 활발해진 덕이다. 맞벌이·고령가구 확대 등에 따른 주거 환경 개선 수요도 스마트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현대HT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모바일 연동 서비스를 체험해 보고 있다. /장우정 기자

스마트홈 업체 현대에이치티(039010) 부스에선 도어락에 UWB(Ultra Wide Band·초광대역) 통신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스마트 도어폰’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리시버(수신기)를 갖고 있는 사람이 출입하기 위해 가까이 오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나아가 출입자에 따라 그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불을 켜고 음악을 켜는 식의 시나리오도 추천하는 방식이다. 별도 조작이나 명령 없이도 이용할 수 있어 노인이나 어린아이, 장애인처럼 다양한 입주민이 상황에 맞게 맞춤 출입 서비스를 누릴 수 있고 보안도 훨씬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길원 현대에이치티 연구·개발(R&D)경영실장은 “리시버를 분실할 수도 있는 만큼 이번 실증을 기반으로 안면 인식이나 정맥 패턴을 적용하는 등 사용법이 다양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KDB산업은행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의 자료를 인용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홈의 시장 규모는 2017년 394억달러(약 54조원)에서 지난해 1348억달러(약 186조원)로 성장했다. 2028년에는 2316억달러(3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