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상품권 매출이 가장 높았던 1~3위 가맹점이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한 불법 유통 조직범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구 팔달신시장 내 채소가게로 가맹점 등록하였는데, 이 중 운영 중인 것은 마늘 가게 한 곳이었고 나머지는 등록된 주소에 없는 페이퍼컴퍼니였다.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가 진행한 중소벤처기업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체 온누리상품권 중에 매출 상위 지역을 뽑다가 대구에 상위 업체들이 대거 몰려있는 점을 수상히 여겨 이같이 확인하게 됐다”며 “1~3위 업체는 지류형 온누리상품권 매출로 올해 1000억원대를 올렸는데, 이들은 있지도 않은 거래를 만들고 이를 현금화했다”고 지적했다.

대구 B 상회 전경. 온누리상품권 지류 매출이 전년보다 44% 폭증한 곳이다. /장철민 의원실 제공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3개 업체는 불법 유통이 확실해 보인다”면서 “전수조사를 시작한 만큼 국감이 끝나는대로 국세청의 힘을 빌려 강력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장 의원실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 매출 전국 1위인 A 농산은 올해 4월 개업해 업력이 4개월밖에 되지 않는데도 온누리상품권 월 평균 매출 74억원이었다. 3위인 C 농산의 경우도 올 7월에 개업해 두 달 만에 월 평균 55억원의 온누리상품권 매출을 냈다. 지류 온누리상품권으로만 그 정도 매출이 나온다면 현금과 신용 매출을 합치면 적어도 월 수백억원대 매출이 나와야 하고, 이는 웬만한 백화점급 매출 규모라고 장 의원은 지적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뉴스1

세 업체 중 유일하게 실물 점포가 확인되는 B 상회의 경우 올 1월부터 8월까지 총 매출은 504억원으로, 월 평균 63억원이었다. 작년 월 평균 매출(1억4000만원)과 비교해 44배 급증한 것이다.

장 의원은 “실제 방문해 보니 이면 도로에 접한 폭이 10m 가량인 작은 점포였다”면서 “간판에는 마늘·생강 도소매라고 써 있고 오토바이를 타고 큰 비닐봉지로 마늘을 사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눈에 띄게 손님이 많거나 특별한 제품을 파는 업장은 아니었다”고 했다.

산자중기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누가 들어도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며 “지금부터 빨리 파악해서 보고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