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설립된 앰프는 글로벌 K팝 팬 콘텐츠 유통 플랫폼 ‘덕질’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구영서(30) 앰프 공동대표(CTO)는 “앰프는 다양한 나라에, 온·오프라인에 더 많은 K팝 콘텐츠를 유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구 CTO는 앰프 창업 멤버로 중앙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앰프는 K팝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팬들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전 세계에 유통, 판매한다. 콘텐츠는 아티스트의 특징을 담은 인형, 키링, 사진 등 다양하다. 구 CTO는 “덕질은 기존 엔터테인먼트사가 소속 아티스트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공급하는 구조에서 벗어난 서비스”라며 “특히 팬들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인프라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앰프는 엔터테인먼트 2차 시장을 이끄는 팬덤을 주목했다. 구 CTO는 “모든 거대 산업에는 회사가 만든 서비스나 제품 외에도 팬들을 중심으로 만들어나가는 2차 산업이 있다”며 “고객이 아닌 팬들이 커뮤니티를 만들며 산업 전반의 발전을 이끈다”고 말했다. 구 CTO는 이어 “K팝 글로벌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동시에 K팝 팬들의 새로운 콘텐츠 수요와 2차 산업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K팝 아티스트에 열광하는 팬(fan)과 산업을 의미하는 인더스트리(industry)를 합성한 팬더스트리(fandustry) 시장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앰프를 창업했다는 설명이다.
구 CTO는 K팝 팬덤을 대중, 라이트 팬덤, 로열 팬덤으로 구분했다. 그중 로열 팬덤은 기존의 수동적인 팬 역할에서 벗어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한다.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인 프로슈머(prosumer)로, 이들은 사진, 굿즈 등의 콘텐츠를 직접 생산한다. K팝 시장에선 ‘홈마’로 불린다.
홈마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사진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대형 렌즈가 달린 ‘대포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아티스트의 사진을 찍는 팬이다. 이들은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팬들 사이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다. 앰프는 이들과 협업해 콘텐츠를 제작해 유통, 판매하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시스템을 구축했다.
구 CTO는 “홈마는 팬 시점에서 콘텐츠를 만든다는 강점이 있다”며 “아티스트 소속사가 만드는 것과는 차별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의 질이 다소 떨어진다고 해도 스타의 특징을 잘 살려 디자인해 K팝 콘텐츠 시장에선 홈마가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도 프리미엄이 붙는다”며 “유명 홈마의 경우 수백만명의 팔로어를 보유, 자신의 트위터 등에 콘텐츠를 올려 마케팅 효과도 엄청나다”고 말했다.
덕질 플랫폼은 BTS, 세븐틴, 제로베이스원, 아이브, 에스파 등 K팝 아티스트 관련 콘텐츠를 생산·판매한다. 주요 고객은 20~40대다. 인기가 많은 콘텐츠는 인형, 키링 등이다.
구 CTO는 “최근 아티스트의 특징이 묻어난 인형이 인기가 많은데, 팬들이 그 인형에 옷을 입히거나 자신들이 원하는 장소로 가져가 사진을 찍으며 즐긴다”며 “키링 등 실용적인 굿즈 소비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앰프는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재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 중국 등 7개국 20개가 넘는 도시에 진출했다. 구 CTO는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 일본,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를 넘어 오프라인 사업도 확장 중이다. 아티스트 생일 카페 기획이 대표적이다. 팬들이 카페에 모여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생일 이벤트를 하는데, 이를 기획하고 꾸며주는 것이다. 구 CTO는 “일본, 대만에서 K팝 아티스트 생일 카페 기획 사업을 하고 있다”며 “한국에선 MZ 세대에 핫한 성수동에 팬문화 카페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앰프는 지난해 매출 21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 6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앰프는 지난 8월 누적 기준 26억 원을 투자유치했다.
구 CTO는 “팬들이 아티스트와 공유하는 소중한 순간을 만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