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스페이스는 고객이 금융사에 청구한 심사 서류의 위변조 여부를 탐지하는 인공지능(AI) 설루션(Solution)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신현준 대표가 2021년 11월 설립했다.

신 대표는 LG전자 UX연구소에서 근무하다 퇴사한 후 AI 연구에 빠져들었다. 소프트웨어융합대학원에서 AI전공 석사를 취득한 이력이 바탕이 됐다. AI 기술이 사무업무 자동화에 적용하기 좋다는 사실을 파악한 후 창업에 도전하게 됐다.

신 대표는 “보험사와 사무 자동화 관련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며 “심사청구 자동화 설루션을 개발하다 기술적 한계를 느꼈는데, 이때 위변조 문제를 접하게 됐다. 이것을 인공지능 기술로 풀어보자는 생각이 들어 위변조 설루션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약 8800억 원에 달하던 보험사기 적발 규모는 지난해 1조1200억 원으로 20% 이상 증가했다. 적발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섰지만 추정금액은 이보다 많은 6조 원에 달한다. 보험사기를 적발하기 쉽지 않은 만큼 지급보험금 누수 손실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법 또한 날로 치밀해지고 있다. 보험사기 중 사고내용을 조작하는 사례가 62%로 절반 이상을, 허위사고와 고의사고는 각각 17%, 14%를 차지했다.

예컨대 A병원 의사 김씨는 브로커와 공모해 허위 장해진단서를 발급하고 보험금을 편취하다가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은 별도의 검사없이 기존 검사결과를 오려 붙이는 방법으로 장해진단서를 발급받았다. 병원장, 의사 및 병원사무장 등은 허위 장해진단을 통해 브로커로부터 별도의 금품을 수수하고 브로커(손해사정사와 그 보조인 등)는 조직적으로 보험금의 일부를 수임료로 배분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이러한 보험청구 서류의 위변조를 인지하고 검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건당 최대 100만 원의 위변조 조사 비용이 들다보니 100만~300만원 수준의 보험청구 건에 대해서는 위변조 검수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노리스페이스는 이러한 문제점을 파고들었다. AI 기반으로 디지털 서류 위변조 탐지 모델을 만들어 서류 이미지 자체의 위변조 여부를 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DB) 교차검증으로 이상치를 탐지하도록 했다. 또 신분증도 워터마크 기반으로 위조 영역을 탐지한다.

신 대표는 “기존의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은 이상 거래를 위주로 탐지하는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며 “이러한 시스템은 포토샵으로 이름을 바꿔서 보험서류를 허위로 청구하는 누적 보험청구액 300만 원 이하의 건에 대해서는 탐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국민대 기술지주로부터 시드(Seed) 투자를 받았고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같은 곳에서 프리A 투자를, 신용보증기금에서 브릿지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딥테크 팁스(TIPS) 기업에 선정돼 업무 자동화 관련 과제를 수행 중이다.

“처음엔 보수적인 보험사와의 네트워크 구축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PoC(Proof of Concept)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신뢰관계를 쌓아가면서 영역을 차츰차츰 넓혀갔어요. 서울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DB손해보험 등 대기업 보험사에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노리스페이스는 신 대표를 포함해 16명이 함께 하고 있다. 이중 12명이 AI와 컴퓨터비전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연구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향후 노리스페이스는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보험사에 디지털 서류 위변조 설루션을 적용해 볼 계획이다. 여기서 시스템이 검증되면 해외 보험사를 타깃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포부다.

신 대표는 “올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참가기업에 선정돼 전시회에 참여해 많은 관심을 이끌어 냈다”며 “지난해 엔비디아 협업 프로그램 ‘엔업’에도 선정되는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