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오영주 장관이) 한국 대사로 있었을 때 너무 친하게 지내다 보니, 그를 장관으로 공식적으로 대하는 게 다소 혼란스럽네요.”

응우옌 티 타잉(Nguyen Thi Thanh) 베트남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28일 베트남 국회의사당에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한 말입니다.

베트남 3선(2011년~현재) 국회의원인 타잉 부의장은 오 장관이 베트남에서 한국 대사로 있을 때 친분을 쌓은 인물인데요.

그의 말에서 두 사람의 친분의 깊이가 느껴졌죠. 두 사람의 친분은 이날 면담 후 포착된 팔짱을 끼듯 손을 잡고 나온 장면을 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얼굴은 웃음으로 가득했죠.

한국과 베트남의 중소벤처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27~30일 베트남을 방문한 오 장관은 “마치 친정으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오영주(왼쪽)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베트남 국회의사당에서 응우옌 티 타잉 베트남 국회부의장과 면담 후 손을 잡고 걸어 나오고 있다.

오 장관은 지난해 12월 29일 중기부 장관 취임 전인 2022년 10월부터 약 9개월간 주베트남 한국 대사로 일했습니다.

사실 오 장관은 ‘최초 외무고시 출신 여성 차관’이란 타이틀을 지닌 정통 외교관 출신인데요.

중기부 장관 취임 당시 ‘경제 외교 분야에서 쌓은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화를 이끌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죠.

반면 중기부에 외교부 출신 장관이 오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말 오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30년 넘도록 외교부에 있었던 분이 왜 중기부 장관으로 왔는지 의아하다”며 “(후보자 임명은) 중기부에 아무런 관련이 없으면서도 정부 실세와 친하면 장관으로 올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질타했는데요.

이를 의식한듯 오 장관은 3박 4일 베트남 일정 동안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했습니다. 그는 응우옌 찌 중(Nguyen Chi Dzung)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 이 타잉 썬(Bui Thanh Son)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 후잉 타잉 닷(Huynh Thanh Dat) 과학기술부 장관 등을 만나며 한국 중소벤처기업의 베트남 진출과 양국 중소벤처 생태계 간 교류 활성화 등을 논의했죠.

사실 중기부가 여러 베트남 정부 부처와 전방위적으로 중소벤처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었던 것도 오 장관이 베트남에서 쌓은 친분과 활약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입니다.

오 장관은 이제 한국과 베트남 협력 관계의 외연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데요. 그가 베트남 출장 내내 강조한 ‘혁신성을 지닌 양국 중소벤처기업 간 교류’를 통해서죠.

오 장관은 주베트남 한국 대사로 있을 때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소통하며 그들의 베트남 현지 경영 활동을 지원했습니다. 그 기업은 중소기업도 있었지만, 주로 한국과 베트남 경제 협력의 중심인 대기업이었죠.

이제 중기부 장관으로서 한국 중소벤처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적극 지원해 새로운 형태의 경제 협력 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건데요.

오 장관은 “양국의 경제 협력이 그간 삼성, LG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성과를 창출했다면, 앞으로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혁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중소벤처기업 간의 교류가 양국 경제 협력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 장관은 베트남 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귀국하며 자신의 SNS에 “베트남 체류 내내 한번 맺은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는 베트남 정부 내 친구들의 따뜻한 환대와 중소벤처 기업 중심의 새로운 협력 관계 형성에 대한 기대로 모든 일정이 의미가 가득했다“고 밝혔는데요.

그의 바람대로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 성과가 빛을 보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