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검증된 스타트업을 정리해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수요와 매칭하는 플랫폼을 8월 선보인다. 가칭 ‘스타트업 밸류업(가치 상승) 프로그램’이다.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협력해 성장(스케일업)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고 노력하겠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4일 700여명의 스타트업 관계자가 모인 C-포럼에 참석해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와 대담을 갖고 “스타트업이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 수혜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장관은 그러면서 “현재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이 진행 중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을 1~2년 진행한 후에 스타트업이 사업화까지도 협업을 이어가거나 지원받을 수 있는 고도의 혁신이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다.

오영주 장관은 4일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와 대담을 갖고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실질적 협업을 끌어내기 위한 플랫폼을 8월 선보이겠다"고 했다. /조선비즈

C-포럼은 조선비즈와 국내 대표 액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가 스타트업과 다양한 생태계 관계자들이 연결되고(Connect) 협력하여(Collaborate)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도록(Create) 돕는 행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째를 맞았다. 이날 대담은 참가 스타트업으로부터 사전 질의를 받아 ‘스타트업이 묻고, 장관이 답하다’ 콘셉트로 진행됐다.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최우선 지원해 온 오 장관은 “중기부는 전 세계 5개국에서 코리아스타트업센터(KSC)를 운영하고 있는데, 스타트업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KSC가 더 많아져야 할 것”이라며 “25개국의 재외공관 협의체와도 원팀으로 스타트업의 초기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절차를 쉽게, 시행착오는 크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소개했다.

오 장관은 이어 “서울이 전 세계 300개 주요 도시에서 스타트업 하기 좋은 도시 9위에 올랐다”면서 “해외 유수 기업이 들어와 창업하고, 국내 스타트업과도 교류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7월 (정부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공간) 팁스타운에 글로벌스타트업센터를 만든다. 한국에 들어오는 해외 창업자를 위한 곳이다. 단순히 장소 제공을 넘어 비자 등 실질적 인센티브(유인책)를 제공하기 위해 법무부와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 장관은 스타트업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를 지속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올해 1분기 벤처투자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 늘어났다는 데이터가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선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였던 모태펀드를 올해 1조6000억원으로 늘렸고, 최근 하나금융이 1000억원 규모의 ‘제1호 민간 벤처 모펀드’를 결성하는 등 벤처투자 시장에 긍정적 신호가 많이 나오고 있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의 회복 분위기에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다음은 대담 전문.

오 장관은 700여 스타트업 창업자, 투자자가 모인 C포럼에서 '스타트업이 묻고, 장관이 답하다' 기조포럼에 나섰다. /조선비즈

전화성 “장관 취임 후 투자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생태계는 더 활기를 찾고 있다. 어떤 정책이 가장 유효했다고 보나.”

오영주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침체했던 벤처 투자 시장에도 올해 1분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1분기 벤처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늘어났다. 데이터에서 회복세가 잘 나타나지만, 현장에선 아직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중기부가 어제 내놓은 정책이 오늘 즉각적으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벤처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가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에서 올해 1조6000억원으로 늘어났고, 계속 늘리겠다고 한 것이 벤처투자 시장에 긍정적 신호가 됐다고 본다. 민간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최근 하나금융이 1000억원 규모의 ‘제1호 민간 벤처 모펀드’를 결성했고, 한 개의 자펀드가 만들어졌다. 정부를 비롯해 대기업, 금융권, 성공한 벤처기업 등 다양한 민간이 공동 출자하는 구조의 ‘스타트업코리아펀드’가 조성되는 등 새로운 형식의 펀드가 만들어지는 것도 벤처투자 시장 회복에 좋은 신호가 되고 있다.

모태펀드를 기반으로 유수의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이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글로벌펀드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 생태계를 이해하고 자신들의 자금을 더해 투자처를 찾고 있는 것은 이런 시장 분위기에 촉매제가 되고 있다.”

전화성 “인구가 줄면서 스타트업 창업을 위한 자원도 줄고 있다. 해외 스타트업의 한국 본사 이전(역플립) 전략도 향후 중요한 이슈로 본다. 이 분야를 담당하는 AC들에게 조언한다면.”

오영주 “작년에 스타트업 코리아 대책을 발표했다. 지금 진행 중인 여러 후속 방안의 모태가 되는 대책인데, 그 안에 굉장히 중요한 것이 국내에서 창업하려는 외국 기업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서울시가 전 세계 300개 주요 도시 가운데 스타트업 하기 좋은 도시 9위에 올랐지만, 이는 국내 기업들의 창업에 대한 데이터일 뿐이다. 기술 창업기업 중 해외법인은 300개 정도에 그친다. 전체 0.05% 수준이다. 2013년부터 해외 창업 비자를 발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이를 받아 간 것도 100개에 그치고 있다. 창업할 만한 환경이 되지만 실제 외국인 창업은 없는 것이다.

요즘 일본이 열심히 스타트업 대책을 내놓으면서 해외 많은 스타트업이 일본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싱가포르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인바운드 창업이 전체 87%에 달한다.

7월에 (정부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공간) 팁스타운에 글로벌스타트업센터를 만든다. 해외 창업자를 위한 센터다. 단순 장소를 여는 것이 아니고 비자도 확대할 수 있도록 법무부와 이야기하고 있다. 해외로 나갔을 때 현지 정부기관이 여러 지원을 하지 않으면 남지 않는다. 그래서 어떻게 인센티브(유인책)을 가져갈지 고민하고 있다. 중기부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AC는 이미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고 해외 시장 개척도 더 열심히 하고 있지 않나. 해외 좋은 창업자를 발굴해 국내로 들어올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

조선비즈, 씨엔티테크가 개최한 '2024 C포럼'에는 스타트업, 투자자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조선비즈

전화성 “올해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글로벌’인 것 같다. 글로벌에 소개될 만한 우리 스타트업의 핵심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방향이 있다면.”

오영주 “그간 중기부의 글로벌 대책은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을 지원해 왔다. 그런데 우리 많은 기술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의 프레임(틀)을 좀 더 확장해서 기술 창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부처 내 편제를 바꾸고 하반기에는 여러 시범(파일럿) 프로그램이 돌아갈 예정이다. 지난 5월 초에 발표한 글로벌 대책의 일환이다. 예를 들어 지금 해외로 나갈 때 받을 수 있는 수출 바우처는 마케팅 등 제품 위주로 돼 있는데 이를 소프트웨어 하는 기업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한다. 해외 진출 초반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법률 지원도 지원한다.

무엇보다도 코리아스타트업센터(KSC)라고 하는 해외 진출 거점을 전 세계 5개국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우리 스타트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 위해선 KSC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선제적으로 우리가 재외공관하고 중기부가 외교부와 함께 25개국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원팀 협의체가 생겼다.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절차를 쉽게, 시행착오는 크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이다.”

전화성 자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도적인 기술과 인프라를 가진 대기업과의 협업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중기부에서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협업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나.

오영주 “현재 스타트업이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이 진행 중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혁신을 1~2년을 진행한 후에 사업화까지도 협업을 이어가거나 지원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나 고민하고 있다.

대기업의 수요에 맞는 스타트업을 실질적으로 연결해 주는 좀 더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8월 초나 중순쯤 분야별로 검증된 스타트업을 정리하고, 이들을 대기업 수요와 매칭하는 플랫폼을 선보이려고 한다. 가칭 ‘스타트업 밸류업(가치 상승) 프로그램’이다. 팁스 등 다양한 사업으로 우리 스타트업과 교류를 해 왔다. 이를 통해 쌓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이 스케일업(성장)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기업과 협업 구조를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