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됐던 벤처 투자와 스타트업 생태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기술 분야의 창업자들이 모여 기술 트렌드와 투자 유치 노하우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2024 C포럼’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그들의 시간과 기술, 인력에 투자하는 것이다. 나아가 아이디어를 비즈니스화했을 때 얼마나 빨리 그 시장에 침투하고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를 봐야 한다.” (김진영 더인벤션랩 대표)

오영주(오른쪽)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가 4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4 C포럼'에서 기조 패널 토의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

조선미디어그룹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액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2024 C포럼’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C포럼은 스타트업과 다양한 생태계 관계자들이 연결되고(Connect) 협력해(Collaborate)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도록(Create) 돕는 행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를 맞이한 ‘2024 C포럼’은 ‘스타트업 생태계, 투자자의 생각을 읽어라’를 주제로 열렸다. 투자자 및 스타트업 관계자 7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포럼은 오영주 중기부 장관의 축사로 시작했다. 오 장관은 올 1분기 국내 벤처투자 시장 회복세를 언급하며, 벤처 투자 촉진, 혁신 기술 스타트업 육성, 해외 진출 지원 등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방향 3가지를 강조했다.

오 장관은 “민간과 정부가 함께 출자하는 2조원 규모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를 조성하고, 해외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펀드를 매년 1조원씩 추가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장관은 또한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신산업을 개척하는 혁신 스타트업을 2027년까지 1000개 이상 키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글, 지멘스 등 글로벌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나, 정부와 글로벌 기업이 함께 이끄는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의 민관협력 해외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포럼 참가자들은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전략에 대해서 심도 있는 토론을 나눴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스타트업이 투자자의 생각을 읽어야 투자를 끌어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고려하는 ‘4 WYH’를 강조했다. 전 대표는 “스타트업이 투자자들에게 ‘왜 너한테 투자해야 하지?(WHY YOU)’, ‘왜 지금이지?(WHY NOW)’, ‘왜 이 아이디어지?(WHY THIS IDEA)’ 그리고 ‘왜 나에게 투자받으려하지?(WHY ME)’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진호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비즈니스를 하면서 우리 회사가 차지할 수 있는 가치를 보다 정확히 설명하고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2024 C포럼'에서 토론자들이 사스(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장 투자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날 포럼에선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사스(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사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운용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다.

이지애 KB인베스트먼트 상무는 “기업 통계에 따르면 스타트업은 보편적으로 15개 안팎의 사스를 쓴다고 한다”며 “이쪽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병선 빅뱅엔젤스 대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소프트웨어 (기업) 투자는 (거의) B2B(기업 간 거래) 사스밖에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황 대표는 “한국 기업의 경우, 미국 기업보다 온프레미스(On-premise·기업이 자체적으로 IT 인프라를 보유)를 선호해 사스 도입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사스 이용이 늘었다”고 말했다.

시장 트렌드에 맞춰 비즈니스 형태를 빠르게 변화시킨 푸드테크 스타트업의 성장 스토리도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식품 스타트업 ‘그랜마찬’을 7년째 운영 중인 구교일 대표는 “스타트업 성장의 핵심은 대체불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고 있느냐이지만 비즈니스 형태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완전 B2C(Brand to Customer)로 시작한 사업을 B2B(Brand to Brand)도 함께하고자 할 때 승산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랜마찬은 소비자들의 생활 양식에 맞는 간편식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창업 초기엔 B2C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컬리에 입점해 간편식·샐러드 등을 선보이고 있다.

조선비즈, 씨엔티테크가 4일 개최한 '2024 C포럼'이 스타트업, 투자자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조선비즈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등 K콘텐츠가 또한번 성장하려면 기존 일방향 서비스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채원 달라라네트워크 대표는 “아티스트에서 팬으로 가는 일방향적인 엔터테인먼트 서비스가 팬과 아티스트가 다양하게 소통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달라라네트워크는 K팝 스타육성 플랫폼 ‘트윙플’을 운영하고 있다. 팬들이 직접 스타를 육성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트윙플에선 팬들이 자금을 지원해 좋아하는 스타의 앨범을 제작할 수 있다”며 “앨범 제작 과정에서 팬들은 음악, 패션 등 앨범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구조로 가야 아티스트들이 더 많이 활동할 수 있고 팬들도 즐거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K팝이 세계 시장에서 더 많은 인기를 끌기 위해선 팬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아티스트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