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아티스트(IP)인 ‘방탄소년단(BTS)’ 완전체의 입대로 인한 공백기 탓일까.

양대 K팝 팬덤(fandom) 플랫폼인 ‘위버스’와 디어유(376300) ‘버블’이 최근 이용자 수가 줄거나 정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유료화, 해외 시장 공략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획이다.

팬덤 플랫폼은 좋아하는 아티스트 관련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소비하면서 팬 활동도 펼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말한다.

하이브(352820) 자회사 위버스컴퍼니가 운영하는 위버스는 아티스트와 팬 간 커뮤니티 기능을 넘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한곳에서 모아 보고 콘서트 스트리밍(실시간 재생)도 즐길 수 있다. 아티스트의 공식 상품·앨범 등을 구매하는 커머스(상거래)까지 제공한다.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의 손자회사 디어유의 버블은 팬·아티스트가 1대1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유료 서비스에 집중한다. 월 4500원을 내는 구독 모델을 택하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25일 위버스의 월평균 활성 이용자 수(MAU)는 작년 3분기 106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4분기 1010만명, 올 1분기 920만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브가 초대형 아티스트인 BTS의 군백기(병역으로 인한 활동 공백기)를 메우기 위해 선제적으로 준비한 솔로 앨범, 다큐멘터리 등 콘텐츠를 풀어내곤 있지만, 실질적인 활동이 현저히 줄어든 만큼 이를 완전히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멤버 중 가장 먼저 입대했던 맏형 진이 지난 12일 군 복무를 마치고 만기 전역한 만큼 MAU는 2분기부터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전역 당일 진은 19분간 위버스 라이브를 진행하고 팬들과 소통했는데, 이를 지켜본 총재생 수는 전 세계 211개국에서 350만회를 넘겼고,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90만명을 웃돌았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일본, 미국, 브라질, 인도, 필리핀 순으로 접속자가 많았다. 한국은 그 다음이었다.

위버스는 하이브가 지난해 엔터업계 최초로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데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버스는 팬덤 구독 서비스인 ‘위버스 멤버십’을 올해 3분기 출시해 본격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도 유료 콘텐츠 시청, 아티스트와 팬 간 메시지를 주고받는 ‘위버스 DM’, 쇼핑 등에서 이미 일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위버스컴퍼니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위버스 매출액은 3379억원으로 전년(3077억원)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상태다.

BTS 맏형 진이 지난 12일 전역한 뒤 위버스 라이브를 통해 19분간 팬들과 만났다. 211개국에서 350만회 이상 콘텐츠가 재생됐다. /위버스 캡처

디어유도 구독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구독 수는 230만명으로 3분기째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지난 3월 블랙핑크 지수를 포함해 신규 아티스트들의 입점에도 불구하고, 입대, 소속사 이적 등으로 일부 아티스트가 이탈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엠넷의 글로벌 보이그룹 프로젝트 ‘보이즈 플래닛’을 통해 데뷔한 ‘제로베이스원’의 버블 서비스가 지난 4월 말 종료돼 2분기엔 구독 수 정체 내지는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디어유는 이달 4일부터 일본 서비스인 ‘버블 포 재팬(Bubble for Japan)’을 시작하며 글로벌 사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수익모델 다변화를 위해서다. 아직은 입점 아티스트가 인기 밴드인 ‘미세스 그린 애플’을 포함해 10명에 불과하지만, 현지 서비스가 일본 팬 플랫폼 사업자인 엠업홀딩스와의 합작법인(JV)을 통해 운영된다는 점에서 엠업홀딩스가 보유한 300여개 IP가 점차 입점을 늘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디어유는 이로부터 로열티 매출과 지분법 이익을 인식하게 된다. 회사는 지난 5월 미국 법인 설립도 마치는 등 미국과 중국 서비스 출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팬덤 플랫폼의 성장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 세계 한류 팬이 북미, 서유럽,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지난해 2억3000만명(한국국제교류재단 집계)에 육박하는 등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BTS 완전체 활동이 재개된다거나 또 다른 슈퍼 아티스트가 나오는 등 K팝 열풍을 이어갈 수 있다면 관련 콘텐츠를 돈 주고 보겠다는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남미, 중동 국가로도 한류 확산 여지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