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은 남녀의 애정을 담은 달달한 로맨스가 돋보이지만,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큰 웃음이 터지고야 마는 코믹 영화다. 노정열(강하늘 분)과 홍나라(정소민 분)의 싸움이 갈수록 폭주하면서 코미디가 강화된다.

전작 ‘기방도령’(2019), ‘위대한 소원’(2016)으로 자신의 내면에 가득한 코믹 감성을 자랑해 온 남대중 감독은 신작 ‘30일’에서 상황 코미디에 한층 집중했다고 한다.

남 감독이 연출한 새 영화 ‘30일’(배급 마인드마크, 제작 영화사울림, 공동제작 티에이치스토리)은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남남이 되기 직전 30일, 동반 기억상실증에 걸린 부부 정열(강하늘 분)과 나라(정소민 분)의 일상을 담았다. 오는 10월 3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남대중 감독은 지난 2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각색한 과정부터 극장 개봉을 앞둔 소감까지 털어놓았다.

이날 남 감독은 “원안을 받아서 시나리오를 각색했다. 처음부터 동반 기억상실증은 담겨 있었는데 삼각관계라는 소재가 식상해서 제거했고, 남녀가 함께 기억을 찾는 이야기로 써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30일’은 흔히 말하는 창고 영화, 즉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개봉을 미뤄뒀던 영화가 아니어서 트렌디하다.

“제가 2022년 1~2월부터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해 3월에 완성했고 11월 말 크랭크인, 올 2월 크랭크업했다. 후반작업을 마치고 올 추석 연휴에 개봉하게 돼 감사하다. 특히 코믹 장르는 유행을 타는데 진부함 없이 다가갈 수 있을 거 같다.”

남 감독은 이어 “‘위대한 소원’은 마니아적 성향이 강했다면 ‘30일’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성별과 나이대를 넓혀 모니터를 거쳤다. 요즘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자문한 거다. 물론 코미디는 개인의 취향을 탈 수밖에 없지만 조금이라도 더 많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드리기 위해, 호응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상황 코미디는 타이밍이 조금만 어긋나도 웃기기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현장에서 잘 살렸다. 사전에 배우들끼리 어떻게 하면 더 웃기고 재밌을지 의견을 많이 나눴다.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분위기가 좋았다”며 “특히 강하늘이 대사를 잘 살려줬다. 그래서 지금 보면 어떤 게 대사인지, 애드리브 대사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대답했다.

평소 엉뚱한 상상을 많이 한다는 남 감독은 “그동안 쌓인 게 많았는지 시나리오를 쓸 때는 빨리 풀어냈다. 저는 길거리에서도 재미있는 걸 보면 항상 메모를 하는 편이다. 잘한다기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만의 강점이 있는 거 같다”고 자평했다.

“코믹에 진심”이라는 남대중 감독은 “제가 써 놓은 시놉시스, 시나리오 등이 총 15개다. 이 가운데 투자를 받지 못한 것도 있지만. 앞으로 제 생각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저는 어떤 장르를 하든 코믹을 꼭 혼합할 거다. 다른 영화를 볼 때도 코믹 장르 위주로 보기 때문이다. 앞으로 액션을 하든, 스릴러를 하든, 장르 설명에 ‘코믹’이라는 말은 꼭 넣겠다”고 코믹에 끌린다고 털어놨다.

남대중 감독은 ‘30일’에 대해 “이 영화를 보신 관객들이 웃으면서 극장을 나섰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공을 많이 들였다. 클리셰 안에서도 현실감을 부여하고 싶어서 익숙하지 않도록 비틀었다”며 “이번 영화는 제 연출 색이 가장 많이 묻어난 작품이다. 강하늘은 ‘보통의 로코 영화는 후반부가 처지는데 우리 영화는 그렇지 않다’고 얘기해서 기분이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열과 나라의 스킨십은 기존의 로맨스 장르와 비교했을 때 예상 밖으로 수위가 높다.

이에 남 감독은 “시나리오에는 ‘정열과 나라가 격렬한 키스를 한다’고 써 놨다. 로맨스보다 코믹이 강화된 작품이라서 현장에서는 막상 웃으면서 찍었었다. 제가 편집을 할 때도 수위가 높은지 몰랐다”라며 “극장 사운드 덕분에 조금 더 수위가 높게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강하늘과 정소민은 ‘스물’(2015) 이후 8년 만에 재회했다.

강하늘과 정소민의 부부 연기에 대해 그는 “만점을 주고 싶다. 너무 만족스럽다. 두 사람이 전작을 같이 했다 보니까 호흡이 더 좋았다”라며 “배우들이 서로의 연기 스타일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줄인 만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의견을 교류할 시간이 많았다”고 칭찬했다.

남대중 감독은 “‘위대한 소원’은 저예산 영화라서 흥행에 성공했다. ‘기방도령’은 손익분기점에 거의 도달했다. ‘30일’도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안 끼쳤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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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인드마크, 티에이치 컴퍼니

[OSEN=김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