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섭이엄마로 사랑받은 배우 김정이 목회자가 된 근황을 전했다.

29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개척교회 목사가 된 김정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정은 "가방 사업했는데 망하고 난리나고 쫓겨나고 차압당하고 그랬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한 6개월을 그렇게 울었을거다. 내가 잘못 산건가"라고 그동안 힘들었던 경험을 털어놨다. 현재는 건강이 조금 호전됐다는 그는 "배우로서의 욕심은 다 내려놨다. 그러나 기독교 방송은 나가고싶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김정은 오래된 빌라촌 반지하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가구랑 다 버리고 이사왔다. 정말 갈곳도 없이 길바닥에 완전히 내려앉았었다"고 말했다. 길거리를 떠돌다 10년전 정착하게 된 소중한 집이라고.

이후 그는 길에서 한 남성과 만났고, "같이 사는 남편이다. 21살 차이난다"고 소개해 놀라움을 안겼다. 남편은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주는 화가로 활동 중이었다. 김정은 "우리가 벌써 같이 산지가 27년"이라며 "기독교 동아리에  매일같이 와있더라. 앉아서 공부하다가 일어나서 보면 와있더라"라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그는 "내가 뭐가 어디가 그렇게 좋았냐"고 물었고, 남편은 "방송통신대학교 졸업식때 찍은 사진 있지 않냐. 47살 때인데 그렇게 안 보인다. 한 20대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였다"며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보다 예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자 김정은 "난 내가 보기에는 내가 하나도 안 예쁜데"라고 민망해 했다.

어머니 병간호 하느라 혼기를 놓쳤던 김정은 마흔 후반에 프랑스 유학을 결심했고, 불어 공부를 위해 방통대에서 남편과 만나게 됐다고.

남편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았다. 아름답고 미인이었다. 이상형이었다. 배우인것도 몰랐다. 저보다 약간 연상이니까 제가 스물 일곱살때 만났으니까 두세살 영상이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알았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정은 "이성으로 생각할 생각은 없으니까 아주 방귀도 뀌지 말라고 나는 네 엄마뻘이니까 이성 관계로는 생각도 하지 말라고 했더니 한숨을 푹 내쉬더니 대화의 상대는 돼줄수 있는게 아니냐더라. 근데 내가 미술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많으니 대화가 하루종일 해도 끝이 안 났다. 그러다 보니까 만남이 자꾸 이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두 사람은 2년 열애 끝에 결혼했지만 21살 나이차때문에 결혼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김정은 "우리 형제들도 언니도 펄펄 뛰고. 우리 언니하고도 결혼하고 나서 7년동안이나 왕래 끊었다. 언니가 화가나서. 너 그사람하고 이혼 안하면 우리 형제들이 다 너 안볼거다라더라. 할말이 없더라. 내가 못사니까. 언니가 그렇다고 해서 나를 도와주는건 아니다. 내 인생은 내가 살아야되기때문에 나는 그냥 나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길거리 화가 일 말고도 종종 탁송 일을 하기도 했다. 김정은 "탁송이라는 새로운 업종이 생겨서 하는데 차를 배달해 주는 직업이다. 매일같이만 일하면 돈을 많이 버는데 매일은 못한다. 그림에 미친 사람이기때문에 그림 그려야하는 상황이면 기를 쓰고 그림 그리러 가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남편은 길거리 화가 일을 하게 된 계기를 묻자 "사업 부도나고 그렸으니까 얼추 한 20년정도 된 것 같다. 문제는 한푼이라도 집에 더 가져다주고 싶은게 제 소견인데 마음같이 안되는 경우가 있으면 주중에는 탁송대리를 하고 주말에는 그림 위주로 생계를 근근히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보란듯이 결혼했지만 남편의 사업이 무너지면서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김정은 "초등학교 유치원애들 가방이 유행이었지 않냐. 색이 처음 나왔을때 그 색하고옆으로 메는 캐주얼 백. 나중에는 모자 사업까지 했는데 처음에는 6개 매장만 한다고 하더니 16개 매장까지 늘어나더라. 그런데 그렇게 크게 벌이다 보니까 자금이 부족하고 그래서 완전히 망하게 됐다. 제가 빌라 하나에 아파트 하나 남양주에 사놓은거 있었고 김포에 아파트 사놓은거 있었는데 세개가 다 날아갔다. 은행에서 융자 받은 그런것도. 그냥 파산했고 나중에는 면책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김정은 무리해서 일하려는 남편을 말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매월 며칠에 뭘 갚아야되고 이러면 그걸 못 갚게 될까봐 (남편이) 잠을 못자고. 약먹어도 못잔다. 그럴때는 거리를 배회하고 이상해진다. 부도났으때 일주일동안 집에도 안들어오고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렸다. 남편의 조울증이라는 병이 약을 꾸준히 먹고 환경이 편안하고 여유가 있으면 안그렇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고 쪼들리면 긴장한다. 그럼 내가 미치는 거다"라며 남편을 향한 걱정을 내비쳤다.

집 세 채 날리고 처참히 실패한 사업 탓에 거액의 빚을 지고 거리로 나앉았고, 밀려드는 채무 압박에 남편에게 조울증까지 찾아왔다고. 무리하다 병이 도질까 불안했던 것. 김정은 "바라는게 있다면 건강하게 이렇게 요즘처럼 하나님 일 같이 하고 행복하게 같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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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