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카세' 전현무가 지석진에게 '대역죄'를 지었던 경험을 털어놨다.

11일 방송된 ENA 현무카세' 첫회에는 김용만과 지석진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전현무는 두 사람에 대해 "그 누구도 안 어려운데 형들이 제일 어렵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김용만은) 아나운서때 제일 예능을 같이 많이 했고 (지석진) 형한텐 대역죄를 한번 졌다"고 털어놨다.

지석진은 "난 기억이 디테일하게 나진 않는다"고 말했지만, 전현무는 "잊지못한다. KBS 아나운서 시절 떠올렸을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사건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지석진은 "현무가 그걸 아직도 나한테 미안하게 생각하는구나. 양심이 있네"라며 "어느 정도였냐면 내가 이 일때문에 아나운서실 실장님이 나한테 사과 전화까지 했다. 몰랐냐. 그분께서 나한테 전화해서 너무 죄송하다고 했다"고 밝혀 전현무를 놀라게 했다.

김용만은 "녹화하다 화난거냐. 얘 화 안낸다. 겁이 많아서 화를 잘 못낸다. 그래서 웬만하면 화를 안내고 그런데 네가 화를 냈다고?"라며 신기해 했고, 전현무는 "녹화 40분 끊어봤냐. 나때문에"라고 말했다. 다만 지석진은 정확히 무슨 일인지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고, 전현무는 "난 다 기억난다. 녹화가 중단됐었다"며 "나는 형때문에 예능 포기하려고 했다. 나는 예능이 끝났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지석진은 "야망이 너무 있는 신입이다. 신인 아나운서가 나오면 신고식처럼 늘 나오신다. 지적이고 교양있게 잘 이야기하고 가시고 훈훈하게 끝나고 간다. 그런데 현무가 정확히 워딩은 기억이 안난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전현무는 "나는 그림이라고 그리라고 하면 그릴수도 있을 정도다. 내가 '든'라인에 앉아있었고 형이 내 뒤에 있었다. 질문이 없었는데 '예능 뭐하고 싶어요?'라는 질문이 딱 하나 왔다. 내가 거기서 '1박 2일' 얘기하면 그게 살겠냐. '스타골든벨'이라고 말했다. 제동이형이 어느 자리를 노리고 싶냐고 했다. 그럼 요령껏 해야하는데 그때 '제 바로 뒷자리 저분. 존재감도 없고 비싼 저분 자리를 노린다'고 했다. 친분도 없었다. 무대뽀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지석진은 "그때까진 웃었다. 근데 계속하는거다"라고 말했고, 전현무는 "보니까 이거 안살겠구나. 편집이다 하는 느낌이 온거다. 분위기가 애매하니까. '뭐 그냥 저러고 계시는데 제가 하죠' 이런식으로 한거다. 근데 이걸 내 기억으로 한 20분을 애기했다. 터지지도 않는걸 계속 얘기했다. 점층도 안시키고 계속 욕만 한거다"라고 털어놨다. 지석진도 "쉽게 얘기해서 '너 내려와 내가 해도 너만큼은 해' 이런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용만은 "집단 토크쇼 하다보면 무리수 두는 애가 있다"라고 안타까워 했고, 지석진은 "적당히 하면 괜찮았는데 계속 갔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점차 지석진의 얼굴이 굳어 갔다고. 이후 당시 방송 장면이 자료화면으로 등장했고, "지석진 씨에 비해서 싸다. 어차피 둘다 존재감 없는데 싼 인물 쓰시죠"라는 전현무의 대사와 당황한 지석진의 표정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이에 다른 출연진들의 침묵이 이어졌고, 돌연 촬영이 중단됐다고.

전현무는 "그러더니 갑자기 끊었다 가겠다더라. 작가들이 이상한걸 눈치챈거다. 석진이 형이 정확히 기억난다. 형이 내려가면서 '아 좀 심하잖아!'라고 하더라. 완전 싸해지고 19명의 연예인들이 다 석진이 형쪽으로 가고 나는 혼자 든라인에 앉아있었다. 아무도 날 위로하지 않더라. 막내 작가도 오지 않았다"라고 말했고, 지석진은 "왜냐면 더이상 진행이 안될것같더라. 더이상 즐거운 마음으로 하기 싫어. 열이 받아서 '쟤 뭐야?'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어 전현무는 "근데 보통 15분정도 쉬고 다시 하는데 20분이 지나도 녹화 재개를 안하더라. 날 두고 다른데서 하는 줄 알았다. 그정도로 아무도 안오고 나한테 알려주는사람도 없고 너무 외롭더라. 가봤더니 석진이 형 대기실이 있어서 들어갔다. 형이 삐에로 안경 쓰고 다리 꼬고 담배를 피고 있더라. '너무 죄송하다 웃기려고 하다가'라고 했다. 그때 석진이 형이 진짜 화나서 손짓만 했다. 너무 화가 난거다"라며 "한 6개월 뒤에인가 형이랑 나랑 KBS 구름다리 위에서 만났다. '안녕하세요 형님' 하니까 '어 그래 현무야' 하더니 엉덩이를 팍 치고 가더라. 반갑다는 의식이었는지 감정이 남아있는지"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지석진은 "아니다 다 푼거다"라고 설명했고, 전현무는 "그렇게 풀리고 그 뒤에 예능에서 뵙고 그랬다. 오늘을 계기로 완벽하게 종지부 찍어서 사과드리고 싶었다"고 18년만의 사과를 전했다. 이에 지석진은 "언젯적 얘기를 내가 안 풀렸겠냐"라며 "그때 얘가 그것만 사고친게 아니라 사고 많이 쳤다. 그때 기억나는게 한동안 했는데도 출연자들이 인정을 안했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그게 너무 서글펐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다 '밉상질문' 코너를 했고, 비호감 질문만 모아서 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지석진은 "그걸 위트있게 해야하는데 진짜 밉상으로 했다. 네가 알잖아. 출연자들이 너를 인정하지 않는다는걸 아니까 멘트에 자신감이 떨어지는거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전현무는 "자신감 떨어지는데 독한 멘트 하면 안 살지 않냐. 그냥 드라마 대본처럼 한거다"라고 밝혔다.

이야기를 듣던 김지석은 "그때 형 샤이니 춤추고 다닐때죠? 왜 배운거냐"고 물었고, 전현무는 "뜨는게 목표다. 인정도 안 해, 관심도 없어, 잘생긴것도 아니야 주목받는 건 몸을 쓰는것밖에 없는거다. 예능이 잡히면 무조건 샤이니랑 소녀시대 춤을 배우러 갔다"고 노력을 전했다.

지석진은 "열심히 살았네. 그러니까 지금 된거다"라고 말했고, 전현무는 "'비타민'에서 한동안 편집본에 얼굴은 안나오고 자막만 나갔다. PD가 편집했더라"라고 털어놨다. 지석진은 "이랬던 현무가 얼마나 잘 됐냐. 버티니까 이긴 것"이라고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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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