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하트시그널4’가 최종 두 커플을 남긴 채 안방을 떠났다. 하지만 15부까지 함께 설렌 시청자들 다수가 원한 신민규-김지영 커플은 불발됐다. 그래서 실망한 이들이 많은 게 사실. 그러나 이 또한 청춘이다. 가장 가까이서 청춘들의 썸을 지켜 본 박철환 PD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지난 25일 방송된 ‘하트시그널4’ 마지막 회에서 이후신, 유지원, 한겨레는 끝까지 김지영에게 직진했다. 고민하던 김지영은 한겨레에게 전화를 걸어 “나 보러 올래?”라고 말했다. 신민규와 유이수는 서로에게만 집중했고 김지민과 이주미는 각각 이후신, 한겨레에게 마지막까지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취재진과 만난 박철환 PD는 “3년 만에 시즌4로 돌아왔는데 이게 ‘하트시그널’ 하는 맛이구나 싶었다. 시청자들이 댓글이나 리뷰에서 본인들 연애 얘기를 하면서 깊은 통찰과 분석을 하더라. 엄청난 에너지인데 그걸 저희한테 주면서 이 시대의 연애에 대해 공감해주니 실감났다. 같이 숨쉰다는 즐거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즌4가 대부분의 OTT에 다 서비스 되고 있어서 본방 시청률이 예전 만큼 높은 수치로 유지 되기 힘들 거라 봤다. 3년 전 시즌3처럼 잘 될까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본방 사수 해주시고 주 시청층이 OTT 주요 수요자인데 본방 마지막 회 시청률이 잘 나와 감사했다”고 벅찬 소감을 남겼다.

그의 말처럼 ‘하트시그널’은 시그널 하우스에서 펼쳐지는 청춘 남녀들의 연애를 관찰하고 분석하며 최종 커플을 추리하는 연애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한 달간 무한 썸 타는 8명의 청춘들을 지켜보며 함께 설레고 관계를 추리했다. 각자 원하는 커플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그들의 썸에 녹아들었다.

인기녀 김지영이 신민규 때문에 속앓이 할 때 시청자들은 함께 마음 아파했고, 한겨레의 진심이 김지영에게 닿았을 때 같이 기뻐했다. 이후신, 유지원, 이주미, 김지원의 짝사랑에는 함께 애가 탔고 신민규와 유이수의 커플 서사가 좀 더 풍성하게 담기길 기대했다.

박철환 PD는 “캐릭터가 어느 시즌보다 각양각색이었다. 어떤 플레이를 할까 어떤 식으로 접근할까 예측이 안 됐다. 유지원은 그렇게까지 할 줄 몰랐고 이주미는 변함없이 사랑스럽고 따듯한 그대로였다. 김지영은 인터뷰 때 수줍고 정제된 느낌이었는데 (시그널하우스 안에선) 예상밖의 캐릭터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결말은 제작진도 깜짝 놀랐다. 여수 아침엔 우리도 신민규가 김지영이랑 나간다는 걸로 알았는데. 누구도 김지영에게 나가자고 하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한겨레가 얘기를 꺼내더라. 한겨레에 대한 호기심도 생기고 인간적인 교감이 커진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누구보다 시청자들에게 반전의 결과였다. 김지영이 남성 출연자들 모두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그에게 분량이 집중됐던 터. 한결 같이 신민규만 바라보던 그가 한겨레로 돌아선 결과는 뜻밖이었다. 신민규 역시 김지영의 진심에 흔들리는 듯 보였지만 꿋꿋하게 유이수를 선택, 이들의 서사는 방송에서 불충분했다.

박철환 PD는 “시청자분들이 보기엔 최종 커플인 신민규-유이수의 서사가 부족하다고 느꼈을 수 있을 텐데. 신민규가 워낙 인기가 많았다. 신민규의 서사에 이주미, 김지민의 서사도 다 포함돼 있어서 상대적으로 늦게 들어온 유이수의 이야기가 다른 분들에 비해 적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마찬가지로 김지영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거기에 이후신, 유지원, 한겨레의 감정선이 다 담겨 있었다. 그들의 감정선을 풀다 보면 김지영이 계속 등장한다. (분량 때문에) 재미없지 않을까 누가 되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이후신, 한겨레, 유지원의 마음이 바뀌지 않았으니까”라고 부연했다.

이제 남은 시그널은 ‘애프터 시그널’이다. 시그널 하우스를 떠난 8명의 청춘남녀의 현재를 담는 것. 최종 커플인 신민규와 유이수, 한겨레와 김지영의 현실 데이트를 만나볼 수 있는가 하면, 서로의 마음이 닿지 못한 채 어긋나버린 유지원, 이후신, 이주미, 김지민의 ‘어게인 시그널’ 또한 포인트다.

박철환 PD는 “‘애프터 시그널’에는 최종 커플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매듭 지어지지 않은 썸을 담기도 했다. 다들 ‘하트시그널’ 끝나고 ‘하트시그널’을 또 찍었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더라. 믿음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애프터 시그널’에 있을 듯하다”고 귀띔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채널A

[OSEN=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