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005300)음료가 자사 대표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 20주년 특별 광고 모델로 개그우먼 겸 방송인 이수지를 발탁했다. 업계에선 단순한 모델 기용을 넘어, 처음처럼이 20년간 쌓아온 광고 자산을 친근하고 유쾌하게 재해석한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처음처럼 20주년 특별 광고에서 이수지는 이효리·수지·제니가 찍은 과거 처음처럼 광고들을 패러디 형식으로 재현했다. 기존 소주 광고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표정 연기, 카메라 연출 등을 이수지가 코믹한 감성으로 풀어낸 것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처음처럼은 오랜 기간 소비자들과 함께한 브랜드다. 과거에 선보였던 광고도 중요한 자산"이라며 "처음처럼과 함께했던 소비자들에겐 공감을, 젊은 소비자들에겐 신선한 웃음을 제공하면서 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자 다양한 마케팅도 펼칠 계획"이라고 했다.
업계는 이번 광고의 핵심을 '브랜드 기억의 재해석'이라고 해석한다. 과거 광고를 단순히 복원하기보다 소비자들이 기억하는 장면을 패러디와 유머 형식으로 풀어내면서 브랜드 친숙도를 높이려 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광고업계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각 브랜드가 과거 콘텐츠를 밈(Meme·온라인 파생 콘텐츠)이나 숏폼 형식으로 재가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익숙한 브랜드 자산을 젊은 소비자들이 즐기는 방식으로 구현해 다시 소비하게 만든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광고 모델 자체의 스타성이 중요했다면, 최근엔 소비자들이 광고를 하나의 콘텐츠처럼 소셜미디어(SNS)에서 즐기고 공유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며 "과거 광고를 패러디 형식으로 재해석한 것도 소비자들이 익숙하게 기억하는 장면을 활용해 공감대를 높이려는 의도"라고 했다.
실제로 이수지와 함께한 처음처럼 20주년 특별 광고 3부작에 대한 온라인 반응은 뜨겁다. 지난 22일 롯데칠성 주류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15초 분량 광고 영상 3편은 공개 6일 만에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흔들어라 처음처럼(이효리 패러디)' 광고 조회수는 약 53만회, '처음느낌 그대로(수지 패러디)' 광고 조회수는 약 661만회, '더 부드럽게 내려간다(제니 패러디)' 광고 조회수는 약 673만회에 달한다.
일각에선 최근 주류 소비 감소 흐름도 이번 광고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2019년 91만5596킬로리터(㎘)에서 2024년 81만5712㎘로 약 10.9% 감소했다. 특히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음주량이 줄고 무알코올·저도주 시장이 커지자,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돌파구가 필수 과제로 떠오른 게 주류업계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 소비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단순히 모델만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찾아보고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형 광고를 선보여야 호응을 끌 수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과거 소주 광고가 연예인의 이미지를 앞세운 광고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직접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젊은 층의 음주 감소세가 이어지는 만큼, 앞으로도 주류업계가 기존 광고 문법에서 벗어나 소비자들과 소통하려는 새로운 접근법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