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 프랜차이즈 업계가 '런치플레이션'(점심 식사 가격과 물가 상승의 합성어) 분위기에 수혜를 입으며 호실적을 기록하자 인수·합병(M&A)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주요 브랜드들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며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매출 1조4310억원, 영업이익 7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4.5%, 523% 증가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역시 매출 1조1189억원, 영업이익 511억원으로 각각 12.4%, 30.4% 늘었다.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BKR)은 전년 대비 각각 12.6%, 11.7% 증가한 매출 8922억원, 영업이익 429억원을 기록했고, 맘스터치는 매출 4790억원, 영업이익 897억원으로 각각 14.6%, 22.2% 증가했다. KFC코리아 역시 매출 3780억원, 영업이익 247억원으로 각각 29.3%, 50.6% 늘었다.
매출 기준 상위 5개 버거 프랜차이즈가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업황 전반이 개선된 모습이다. 점포 확대와 가맹점 매출 증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외식업 중에서도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갖춘 업종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한 버거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최근 런치플레이션으로 버거가 저렴한 한 끼로 언급되면서 수요가 늘었고 유명 셰프와의 협업, 각 브랜드의 특성을 살린 마케팅, 다양한 프로모션이 이뤄지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호황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주요 업체들의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맘스터치(케이엘앤파트너스), 파이브가이즈(한화갤러리아) 등이 매각을 추진 중이며, KFC코리아는 실적 개선 후 약 2년 만에 칼라일에 재매각에 성공하며 투자금 회수 사례를 만들었다. 다만 파이브가이즈의 한국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는 매각가를 놓고 한화갤러리아와 우선협상 대상자인 H&Q코리아가 다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업 가치가 상승한 시점에서 엑시트에 나서는 전형적인 사모펀드 전략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버거 프랜차이즈는 가맹 사업 기반 확장성과 비교적 낮은 설비·인건비 부담, 디지털 주문 및 배달 확대에 따른 수익 구조 개선 여지 등으로 투자자 선호도가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특히 동일 매장 매출 성장과 점포 확장 가능성이 핵심 투자 지표로 작용한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동일 매장 기준 매출이 늘어나는지, 점포를 추가로 확대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라며 "외형 성장뿐 아니라 기존 점포의 매출 개선 여부를 함께 본다"고 설명했다.
과거 버거 프랜차이즈가 국내 소비 경기와 점포 확장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내수 업종으로 평가받았다면, 최근에는 배달·앱 주문 확대에 따른 수익 구조 개선과 케이(K)푸드 열풍을 활용한 해외 진출 가능성이 새로운 기업가치 평가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파이브가이즈는 국내 운영권과 함께 일본 사업권까지 패키지로 묶어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맘스터치 역시 일본 시장에 진출해 현지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향후 버거 프랜차이즈 M&A 성패는 단순한 국내 점포 수 확대를 넘어, 해외 확장성과 브랜드 수출 가능성을 얼마나 입증하느냐에 달린 셈이다.
이에 따라 매물별로 성과가 엇갈릴 전망이다. 직영점 비중이 크거나 추가 성장 여력이 제한된 브랜드는 매각이 지연되는 반면, 실적 개선과 해외 확장성을 확보한 브랜드는 투자자 확보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외식업은 유행 변화 속도가 빠르고, 가맹점주와의 관계 등 구조적 리스크도 있어 사모펀드가 운용하기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며 "과거에는 외식업이 내수 중심 산업으로 평가돼 장기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줬지만 최근에는 K푸드 열풍에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려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