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커피 전문점이 커피·음료를 넘어 떡볶이·닭강정·볶음밥 등을 함께 파는 일종의 '스낵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 커피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업계에선 매장 수 확대만으로는 더 이상 매출을 키우기가 어려워진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가 커피 전문점들은 분식·간편식 등 식사 대용 메뉴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달 30일 '엠지씨네 통쏘시지 김볶밥'을 선보였다. 김치볶음밥에 통소시지를 올린 컵형 식사 메뉴다. 기존에 판매 중인 컵떡볶이·닭강정에 이어 간편식 제품군을 넓힌 것이다. 컴포즈커피는 '쫄깃 분모자 떡볶이'를 정식 메뉴로 도입했고, 이디야커피도 배달·포장 주문용 간편식 메뉴로 떡볶이와 볶음밥을 내놓았다.
이 같은 흐름의 출발점은 가격을 올릴 수 없는 구조적 한계에 있다. 저가 커피 전문점은 한 잔에 1000원대 후반~2000원대 초반 가격대의 아메리카노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원두 가격과 환율, 인건비 등이 동시에 오르면서 기존 가격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이때 커피 가격까지 올리면 저가라는 정체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커피 외 메뉴를 통한 객단가를 올리는 방향이 현실적인 선택지라는 평가다. 통상적으로 5000원 안팎의 떡볶이·닭강정(치킨)·볶음밥 등 메뉴가 추가되면서 주문 1건당 매출을 크게 늘리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커피를 싸게 팔수록 다른 메뉴로 수익을 보전해야 한다"며 "특히 갈수록 늘어나는 배달 주문에선 음료만으로 최소 주문 금액을 맞추기가 어려워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있는 스낵·간편식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사실상 포화 상태인 커피 시장의 현실도 메뉴 확장을 고려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전국 커피 음료 전문점 수는 9만5337개다. 서울만 해도 2만7000개가 넘는 매장이 밀집해 있어 신규 출점만으로는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낵·간편식 메뉴 확장에 속도를 더한 건 사모펀드(PEF)다. 사모펀드는 통상적으로 인수 후 3~5년 내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 매출 확대가 가능한 전략을 선호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모펀드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가 매머드커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원두 공급사까지 함께 확보한 것은 원가 구조를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며 "저가 커피 전문점은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만큼 메뉴 확장이나 신제품 도입 등 객단가를 높이는 방식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단기간 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단순 매장 수 확대만으로는 성장이 어려운 단계에 들어선 만큼, 저가 커피 전문점은 기존 매장에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부가가치 메뉴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유통업계의 자체 브랜드(PB) 제품처럼 커피업계도 음료 중심이 아닌 새로운 스낵·간편식 메뉴를 통해 소비 흐름을 주도하려는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 전문점을 중심으로 진행된 메뉴 확장은 생존을 위한 선택에 가깝다"며 "수익성 개선과 가맹점 운영 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관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