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저트와 K스낵을 앞세운 국내 식품 기업들이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매운맛 중심이었던 기존 K푸드 이미지에 더해 현지에서 유행 중인 건강과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과 체험 요소를 결합한 제품들을 앞세워 현지 소비자와 바이어를 공략하는 모습이다.

미국 출신 방송인 타일러 라쉬와 인도 출신 사업가 니디 아그르왈이 16일 일본 도쿄 선샤인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엑스포 도쿄 2026'에 참여해 두 사람이 공동 창업한 체험형 K-푸드 브랜드 '칼파벳'을 홍보하고 있다. /방재혁 기자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일본 도쿄 선샤인시티 컨벤션센터에서 국내 마이스(MICE) 전문기업 엑스포럼과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2026 코리아 엑스포 도쿄'가 열렸다.

K뷰티, K푸드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기업들이 단순 제품 전시를 넘어 현지 소비자 반응과 바이어 상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적합성을 검증하고 유통 파트너십을 연결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16일 방문한 엑스포 현장에서는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참여해 김치, 라면 등 기존 인기를 끌었던 제품 외에도 간식과 디저트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들 기업은 최근 국내에서 두쫀쿠, 버터떡 등 신흥 디저트가 인기를 끌며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전통 간식의 현대화, 저당·저칼로리 설계, 체험형 요소 등을 앞세워 일본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었다.

미국 출신 방송인 타일러 라쉬와 인도 출신 사업가 니디 아그르왈이 공동 창업한 체험형 K-푸드 브랜드 '칼파벳'은 한글 자음과 모양을 본뜬 비스킷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K콘텐츠와 결합한 '놀이형 스낵'으로 주목받았다. 일부 K팝 팬들이 이 과자를 활용해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을 만들어 SNS에 올리는 등 체험형 콘텐츠를 즐기고 있었다.

타일러는 "매일 12만 봉지씩 한글과자를 생산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주문량이 쏟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건강 간식 콘셉트를 내세운 '꼬랑지'는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를 저당으로 만든 제품과 함께 원재료를 최소화한 에너지바로 관심을 끌었다.

꼬랑지 관계자는 "엑스포 첫날 분량으로 준비해 온 물량이 다 나갔다. 일본에서도 에너지바 같은 '웰니스 간식' 수요가 생각보다 크다"며 "성분표에 낯선 첨가물이 많은 일반 과자와 달리 최대한 순수한 원료만 사용해 당 함량을 낮춰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보다 일본이 이런 건강 콘셉트 스낵에 대한 수요가 더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16일 일본 도쿄 선샤인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엑스포 도쿄 2026'에 참여한 식품기업 '꼬랑지'가 부스에서 홍보 중인 저당 두바이 쫀득 쿠키와 에너지바. /방재혁 기자

전통 과자 '오란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한그레인은 먹기 편한 구조로 눈길을 끌었다. 새한그레인 관계자는 "기존 오란다는 습하고 더운 날씨에는 뭉치고, 겨울에는 딱딱해져 불편했는데, 한 알씩 떼어 먹을 수 있게 개선했다"며 "현장에서 시식한 소비자들의 표정이 확연히 달라질 정도로 반응이 좋다. 시나몬 등 일부 제품은 특히 선호도가 높았고, 준비한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다"고 덧붙였다.

감자를 활용한 감자빵 디저트를 선보인 '감자밭' 부스에서는 '자연 원료'와 '비주얼'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감자밭 관계자는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사용하는 등 건강 요소를 강조했다"며 "SNS에 올리기 좋은 형태와 스토리까지 결합되면서 현지 반응이 좋다. 실제로 오늘만 SNS 팔로워가 400명 넘게 증가했다"고 했다. 해당 부스에서 제품을 시식한 일본인 A씨는 "과하게 달지 않고 쫀득한 식감이 독특하다"며 "감자칩 등 감자를 활용한 간식이 많은데 생소하다"고 했다.

김치를 활용한 건조식품을 선보인 '헵시바'도 현지 반응을 확인했다. 헵시바 관계자는 "일본에서 김치에 대한 반응은 전부터 좋아서 수요가 꾸준했는데 이번에 소개한 김치칩도 굉장히 좋다"며 "간식뿐 아니라 볶음밥이나 찌개 등 간편 조리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일본 시장에서 새로운 경험 자체가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바이어들은 한국 제품이라서라기보다, 현지에서 접해보지 못한 제품에 더 반응하는 것 같다"며 "무화과나 배 같은 건조 과일을 칩 형태로 만든 간식도 관심이 높다"고 했다.

질 좋은 원재료도 경쟁력이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수산·농산 가공식품을 선보인 '씨월드' 관계자는 "일본에도 김 제품이 많지만 원초 차이로 한국 김을 찾는 수요가 꾸준하다"고 했다.

16일 일본 도쿄 선샤인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엑스포 도쿄 2026'에 참여한 '새한그레인' 관계자가 현지 바이어와 상담하고 있다. /방재혁 기자

다만 가격 경쟁력은 과제로 지적된다. 엑스포에 참가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바이어들이 제품은 좋은데 한국 식품들이 전반적으로 단가가 높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원가 부담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일본 시장 특성상 '저당·소용량·프리미엄' 전략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 소비자는 제품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초기에는 소량으로 테스트한 뒤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기존에는 일본 시장에서 K푸드가 매운 맛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이제는 건강, 프리미엄,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