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서울의 한 음식점에 배달앱 스티커가 붙어 있다./뉴스1

이 기사는 2026년 4월 2일 오전 8시 5분 조선비즈 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올해 하반기 배달앱을 포함한 온라인 플랫폼 전반에서 판매되는 식품과 농수산물의 원산지 정보 관리가 강화된다. 기존에는 음식점 등 판매자에게 책임이 집중됐지만, 이제는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 사업자에도 관리가 의무화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가결했다. 이번 법안은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양수·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통합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대안으로 마련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은 물론 네이버, G마켓 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까지 '통신판매중개업자'로서 원산지 표시제도 고지 의무를 지게 된다. 플랫폼 사업자는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원산지 표시 기준을 사전에 안내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 제도는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공정한 거래를 유도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현재 농수산물과 가공품 985개 품목, 음식점 29개 품목이 대상이다.

농산물은 포장재나 표시판 등에 원산지를 표기해야 하며, 국산은 '국산' 또는 지역명을, 외국산은 통관 시 원산지 국가명을 표시한다. 가공품은 원료 비율에 따라 최대 3순위까지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고, 음식점은 메뉴판이나 게시판 등에 이를 안내해야 한다.

이번 법 개정은 배달앱과 온라인 쇼핑을 통한 거래가 급증하는 가운데, 원산지 거짓 표시 및 미표시 사례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통신판매 과정에서의 원산지 표시 위반 적발 건수는 2019년 278건에서 2023년 863건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그동안 플랫폼 사업자들은 2022년부터 '통신판매 원산지 표시 자율 관리 협의체'를 통해 입점 업체 대상 안내와 관리 활동을 진행해 왔다. 예컨대 일부 배달앱은 2023년부터 원산지 정보를 필수 입력 항목으로 지정하고, 미입력 시 입점을 제한하거나 메뉴 수정 시 원산지 표시를 확인하는 기능을 도입하는 등 자율적 개선 조치를 시행해 왔다.

그러나 협의체는 자율 운영에 그쳤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자율적 관리 체계를 법적 의무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플랫폼은 원산지 표시 제도를 사전에 고지해야 하며, 위반 시 과태료가 최대 1000만원까지 부과된다. 또한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처분을 받은 업체가 입점한 플랫폼의 명칭을 공표할 수 있도록 해, 플랫폼에도 간접적인 책임을 지우는 구조를 마련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규제 확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원산지 표시제도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는 판매자와 정부"라며 "통신판매중개업자는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고지 의무를 강행 규정으로 두고 과태료까지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반면 유사한 유통 구조를 가진 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이미 관련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측면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행법은 방송채널을 통해 판매를 중개하는 사업자가 원산지 거짓 표시 등의 행위를 방치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정부 이송 뒤 공포 후 6개월 후에 시행된다. 올해 하반기에 시행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법 개정은 플랫폼이 단순한 연결 통로를 넘어 시장 관리자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며 "법 시행 이후 플랫폼이 단순히 '고지만' 하는 수준에 그치는지, 실제 위반 사례가 줄어드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