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미국의 대표 멕시칸 푸드 브랜드 '치폴레'(Chipotle)를 앞세워 다시 한번 해외 외식 브랜드 확장에 나선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 입점이 유력한 가운데 강남역 일대 등 핵심 상권도 검토되면서 향후 성과에 이번 전략의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 계열사 빅바이트컴퍼니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치폴레의 아시아 최초 매장이자 국내 첫 매장으로 더현대 서울, 강남역 일대 등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입지와 개점 시점은 내부 조율 단계다.
더현대 서울 입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비슷한 출점 전략을 썼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기반의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슬럿 사례로 재차 이목이 쏠린다. 에그슬럿은 2020년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1호점을 연 뒤 이듬해 더현대 서울에 2호점을 내며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에그슬럿은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한남점, 분당 정자점 등 매장을 늘려갔지만 국내외 버거·샌드위치 등 프랜차이즈 사이에서 차별화된 존재감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실적 악화를 거듭하다 2024년 국내 사업을 정리했다.
SPC그룹은 던킨, 배스킨라빈스, 쉐이크쉑 등을 국내에 안착시키며 외식 사업을 확장해 왔지만, 에그슬럿 사례를 통해 글로벌 유명 브랜드 도입이 장기 흥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모호한 가격대와 제한적인 수요층, 외식 경기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강남역 출점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에그슬럿과 다른 치폴레의 브랜드 위상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치폴레는 현지에서 쉐이크쉑, 인앤아웃, 아이홉 등 주요 브랜드와 경쟁하는 만큼 입점보다는 상징성 높은 대로변 매장을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쉐이크쉑과 파이브가이즈 모두 강남대로에서 국내 사업을 시작했다.
다만, 치폴레가 초기 화제성을 넘어 일상 외식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멕시칸 푸드는 국내 외식 시장에서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지 대비 높은 가격 정책으로 가성비가 낮다는 인식이 형성된 데다, 피자·버거에 비해 익숙하지 않은 재료나 맛에 대한 호불호도 확산의 제약 요인이 됐다.
최근 들어서는 시장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형 치폴레로 불리는 쿠차라 등이 주요 상권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고, 배달 플랫폼 확산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멕시칸 푸드 접근성도 높아졌다. 저탄수화물, 글루텐프리 등 웰빙 트렌드 역시 치폴레가 지닌 강점과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치폴레는 토르티야, 보울을 중심으로 소비자가 재료를 선택해 구성하는 커스터마이징(맞춤형) 서비스와 건강식 이미지를 앞세운 브랜드다.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영국 등 전 세계 약 40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특히 미국 젊은 세대들의 인기를 끌며 빠르게 성장했다.
이번 한국 진출은 치폴레의 첫 아시아 시장 진입이자, 합작 법인 형태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최초 사례이기도 하다. 캐나다, 영국 등에서는 자체 운영 또는 직접 투자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다. SPC그룹은 한국과 더불어 싱가포르 내 독점 운영권도 확보해 서울과 비슷한 시기 싱가포르에도 1호점을 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