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두(콩)가 굵직한 정치·경제 문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 그리고 한·미 농산물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산 대두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농가와 두부 제조업체들도 대두 수입 확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두 수확 전경. /조선DB

26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은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 세계를 향해 관세를 올리겠다고 선언한 것이 시작이었지요.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지난 5월부터 미국산 대두 수입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대신 브라질에서 대두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5개월 이어지자 미국 대두 총수출량이 급감했습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대두 총수출액 244억7000만달러 중 52%인 126억4000만달러가 중국으로의 수출액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량은 전년 대비 51%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남은 대두를 어디론가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미 관세협상 테이블에 대두가 등장했습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7일 진행된 한·미 농산물 관세협상에서) 대두 문제가 언급됐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내 주요 대두 경작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표심 텃밭인 중서부 점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 관세협상 결과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두를 둘러싼 논쟁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 농업계는 곱지 않은 눈초리로 현 상황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추가 농산물 시장 개방과 맞닿은 문제인 탓입니다. 나아가 대두는 전략작물로 지정돼 국가에서 재배를 장려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벌써부터 농업계에서는 "벼 대신 콩을 심으라며 정부 말을 믿고 작목을 전환했는데, 수입 확대는 농민들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식품업계는 조금 다른 입장입니다. 특히 중소 두부 제조업체들 입장이 그렇습니다. 이들은 정부가 수입 콩 물량을 줄이면서 두부 제조가 어려워졌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올해 수입 대두 공급량은 27만톤으로 전년 대비 5.6% 감소했습니다. 정부의 계산은 이를 국산 콩으로 채우겠다는 것이었지만, 업계 사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격 탓입니다. 해외 대두는 1kg에 1400원 수준인데 국산 대두 가격은 1kg당 5000원에 달합니다.

한 중소 두부 제조사 관계자는 "수입 대두는 공매 방식으로 낙찰되는데 물량과 가격 측면에서 대기업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수입 대두를 못 가져와서 부족분을 국산 콩으로 만들면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두부 가격은 소비자 민감도가 큰 편이라 갑자기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며 "대두 수입 물량을 급격히 줄인 (정부의) 판단이 시장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처럼 대두를 둘러싼 문제는 단순한 농산물 수입 논의를 넘어, 국제 정세와 국내 산업, 그리고 소비자 물가까지 촘촘히 얽혀 있는 복합적인 현안입니다. 앞으로 정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농가의 생존, 식품 산업의 경쟁력, 그리고 우리의 식탁 물가가 모두 영향을 받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