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떡볶이 맛 과자로 해외 수출길을 넓히던 케이(K)스낵이 이제는 불닭·양념치킨·고추장 등 새로운 매운맛 조합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운 양념을 입힌 스낵 제품군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농심(004370)이다. 농심은 오는 14일 '포테토칩 K-양념치킨맛'을 출시할 예정이다. K푸드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양념치킨은 외국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한국식 매운맛'이다. 양념치킨 맛 특유의 달콤·매콤 조합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다.
오리온(271560)도 매운맛 꼬북칩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꼬북칩 브랜드 누적 매출은 5000억원 이상이다. 올해 1~7월 기준 꼬북칩의 미국 수출액은 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올해 한국과 미국에 동시 출시한 '꼬북칩 양념치킨 맛' 외에 '꼬북칩 매운 라임 맛(Flaming Lime Flavor)'도 온라인몰과 해외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삼양식품(003230)은 불닭 브랜드를 과자로 확장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 누적 매출은 4조원이다. 지난해 6월 일본 시장에 출시한 '불닭 포테이토칩(오리지널·하바네로&라임·4가지 치즈 맛)'이 대표적이다. 당시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봉을 기록했다. 일본 전역에 판매하는 K스낵 37종 제품 중 판매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외에 롯데웰푸드(280360)가 내놓은 '꼬깔콘 매드핫 고추장 직화구이 맛'은 스코빌지수(SHU) 9300이라는 수치를 전면에 내세워 국내외 소비자들의 '맵부심(매운 것을 잘 먹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자극했다. 이 분야의 원조 격인 해태제과의 '신당동 떡볶이 스낵'도 해외 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식품업계는 매운맛 K스낵의 인기를 '놀이형 소비' 여파로 보고 있다.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 특유의 매운맛을 즐기게 된 미국·유럽·아시아권 등 해외 소비자들의 취향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인증 등 놀이형 소비와 맞물린 결과라는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스코빌 수치를 공개하거나 수출 한정용 매운맛 제품을 내놓은 건 소비자가 매운 스낵을 도전하고 인증하도록 하는 장치"라며 "매운맛 자체를 즐기는 것도 있겠지만, '얼마나 매운지 보겠다'며 SNS에 공유하는 과정이 소비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스와이시(Swicy)'라는 영어 표현이 있을 정도로 맵단(매움+달콤)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며 "양념치킨이나 불닭·핫허니 조합처럼 매운맛에 변주를 주는 시도가 잦아지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매운맛 K스낵 열풍이 이어지려면 매운맛의 강도와 다른 맛과의 조합이 관건이 될 거라고 전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새로운 매운맛 조합을 찾아야 해외 소비자들이 K스낵을 계속 먹을 것"이라며 "K소스를 활용한 요리도 다양해지는 만큼 K스낵에도 잘 접목해서 연구·개발하면 매운맛 K스낵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매운맛은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직결된다"며 "세계인들에게 통하는 매운맛 조합을 찾기 위한 새로운 실험·연구·개발을 많이 해봐야 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