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벅스가 올해부터 종이 빨대 대신 생분해 플라스틱 빨대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종이 빨대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자 새로운 친환경 소재 빨대로 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한국에선 스타벅스뿐 아니라 대부분의 카페·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이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생분해 플라스틱 빨대를 도입하는 프랜차이즈들이 늘고 있어 국내에서도 확산할지 주목됩니다.

일본 스타벅스가 도입한 생분해 플라스틱 빨대./스타벅스 일본법인 홈페이지 캡처

9일 스타벅스 일본법인에 따르면 오키나와현의 32개 스타벅스 매장을 시작으로 오는 3월까지 일본 전역에 생분해 플라스틱 빨대가 도입됩니다. 4월 초까지는 프라푸치노(얼음과 함께 커피, 크림 등을 갈아서 만드는 스타벅스의 대표 음료) 음료용 두꺼운 빨대까지 도입을 마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빨대는 일본 화학 제조 회사인 카네카(Kaneka)가 개발한 ‘그린플래닛(Green Planet)’을 활용했습니다. 그린플래닛은 카네카가 개발한 소재의 상품명인데, 식물성 오일을 주요 구성 요소로 한 바이오 폴리머 소재라고 합니다.

개발은 30년 전부터 진행됐지만, 최근 들어서야 미생물 생합성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상용화가 가능해졌습니다. 바닷물과 토양에 사는 미생물에 의해 자연적으로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되는 덕에 폐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 문제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 일본법인에 따르면 그린플래닛 빨대는 현재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FSC® 인증 종이 빨대보다 빨대 수명 주기 동안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합니다. 일본에선 2020년부터 일반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전환하기 시작했는데, 5년 만에 종이 빨대를 없앴습니다. 종이 빨대가 불편하다는 소비자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환경도 챙기기로 한 것입니다. 스타벅스 일본법인은 “고객과 파트너사의 의견을 바탕으로 새로운 빨대를 도입했다”며 “강도, 내구성, 매끄러운 느낌을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국내 스타벅스는 올해도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021년 12월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며 식당 등에서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쓰지 못하도록 하고 2023년 11월까지 계도 기간을 뒀습니다. 그런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비용 부담이 크다”며 반대하자, 환경부는 한발 물러났습니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계도 기간을 무기한 연장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 업체, 제과업체 등은 대부분 종이 빨대 사용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생분해 소재에 대한 비판이 있기도 했습니다. 현재로선 생분해 제품을 별도로 수거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버려야 합니다. 생활폐기물과 함께 소각되는 것입니다. 자연에서 분해된다는 생분해 플라스틱의 장점이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셈입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스위스, 이탈리아 등에서는 생분해 플라스틱을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배출하고 퇴비로 만든다”며 “국내에도 생분해 플라스틱이 분해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환경부는 빨대 5억 개를 매립한다고 했을 때 종이 빨대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이 생분해 플라스틱 빨대의 4배가 넘는다는 용역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세계 각국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생분해 플라스틱을 속속 도입하는 상황입니다. 털리스 커피 일본법인은 2019년부터 바이오매스가 25% 함유된 빨대를 사용해 왔고, 미국 펩시코(PepsiCo)는 스낵 포장지를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뚜레쥬르가 2023년 말 CJ제일제당에서 연구개발한 바이오 소재 PHA를 적용한 빨대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는 고분자 물질로, 산업·가정 퇴비화 시설은 물론 토양과 해양에서 모두 분해되는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PHA와 산업 생분해 소재 PLA를 혼합해 만들어, 일반 빨대와 유사한 부드러운 물성과 높은 내구성을 지녔다는 것이 뚜레쥬르 측의 설명입니다. 현재 뚜레쥬르 전 직영점 및 대부분의 가맹점에서 PHA를 적용한 빨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생분해 플라스틱 사용이 국내에서도 확산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