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연합뉴스

커피 원두값 급등으로 프랜차이즈 커피값이 비싸지면서 ‘홈카페’ 수요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내년에도 커피값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틱커피와 캡슐커피, 믹스커피 등의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빽다방은 스틱 커피인 빽다방 아메리카노, 빽다방 커피믹스 클래식을 출시했다. 빽다방 스틱커피는 베트남, 브라질, 콜롬비아 등 3개의 유명 커피 산지의 원두를 블렌딩해 초콜릿과 캐러멜 풍미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제품 20개입 가격은 4500원으로, 1개당 225원꼴이다. 더본코리아는 “고물가 시대에 부담 없이 커피를 즐기고 싶어 하는 홈카페 트렌드가 대중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며 “편의성과 가성비를 고려한 스틱커피를 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다이소는 개당 300~500원 수준의 초저가 캡슐커피 6종을 출시했다. 프랜차이즈 커피 대신 홈카페로 넘어오기로 한 소비자일수록 제품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초가성비 전략을 세운 것이다. 이커머스 업체 티몬은 지난해 ‘베리밸류’라는 첫 자체 브랜드(PB)를 내놓고 첫 번째 상품으로 커피 캡슐을 선보였다. 가격은 개당 330원이다. 국내 커피 캡슐 점유율 1위 업체인 네스프레소는 개당 가격이 1000원 내외로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연말 특별 프로모션 등을 통해 오리지널 캡슐을 개당 599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원두 가격 상승으로 프랜차이즈 커피값이 비싸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홈카페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8월 모든 음료의 그란데(473㎖)와 벤티(591㎖) 사이즈 가격을 각각 300원, 600원 올렸다. 저가 커피 업계도 올해 최소 200원에서 최대 1000원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원두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이유는 브라질에서 올해 내내 가뭄이 지속되면서 내년 커피 원두 수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원두 생산국으로, 전 세계로 공급되는 아라비카 원두의 절반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미시간 주립대학교의 식품 경제 및 정책 교수인 데이비드 오르테가는 미국 NBC 뉴스에 “가뭄, 서리, 홍수, 고온 및 기타 예측할 수 없는 기상 조건이 브라질 원두 생산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런 종류의 기후 변동은 미래에 더 빈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뉴욕 국제상품거래소(ICE)의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은 0.45kg당 3.44달러(4936원)로 올해 들어서만 80%가량 급등했다. 1977년 기록한 종전 최고치인 3.38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 가격을 새로 썼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커피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년 전보다 77.9% 올랐다. 100.6%를 기록한 1998년 1분기 이후 26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커피 수입 물가는 올해 10월 기준 1월 대비 67.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홈카페 시장이 내년에도 성장할 것”이라며 “고물가 현상과 더불어 일회용품 규제 등 그간 커피 매장을 이용하며 느꼈던 여러 불편함이 소비자들을 홈카페로 불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