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CJ제일제당(097950)이 제조한 ‘비비고 진한 김치만두’에 플라스틱이 혼입됐다며 해당 제품을 판매 중단하고 회수 조치를 했습니다. 대상이 된 제품의 제조 일자는 9월 24일, 소비기한은 2025년 6월 23일로 1600봉지에 달합니다. 냉동만두 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는 점유율 45%가량으로 공고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많은 소비자가 좋아하는 비비고 만두에서 어쩌다가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된 걸까요.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소비자는 비비고 진한 김치만두를 먹다가 초록색 플라스틱 조각을 발견하고 CJ제일제당 고객센터에 민원을 제출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소비자 민원이 접수되자 관할 구청인 인천 중구청에 자진신고를 했고, 식약처 지방청 가운데 한 곳인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이물 검사와 단속에 나섰습니다.
조사 결과 플라스틱 조각은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1·5·3㎜ 크기로, 제조 공정 중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재료를 운반하는 박스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떨어져 나온 것입니다. 색깔이 초록색이다 보니 만두소에 들어가는 다른 채소들과 색깔이 비슷해 육안으로 구별하기도 힘들뿐더러, 이물을 선별하는 엑스레이 검출기도 플라스틱을 선별해 내지 못한 것이라고 합니다.
소비자가 음식에서 이물을 발견하더라도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조리 중에 실수로 들어간 것을 소비자가 알지 못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이런 가능성까지 모두 고려해 조사를 진행했는데, 플라스틱 조각이 제조 공정 중에 나왔다는 점이 명확하게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엑스레이로 잡아낼 수 있는 건 유리, 금속 정도고 플라스틱 조각까지 잡아내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엑스레이 검출기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해 이미지를 AI로 분석해 작은 조각도 검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입장입니다.
정확도를 높이고자 시스템을 개선했는데도 플라스틱 조각이 나온 것이라면 보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소비자들이 비비고 만두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또 나올 수도 있다고 걱정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CJ제일제당 측은 “앞으로 미세한 뼛조각까지 잡아낼 수 있도록 검출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개선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는 공장이 생긴다면 추후에 직접 방문해 확인해 보기로 약속했다”라고 했습니다.
인천중구청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중·장기적인 재발 방지 계획을 제출했는데 플라스틱 조각이 나오지 않도록 원재료 반입 박스를 금속 박스로 교체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했다”며 “다만 실행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당장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식약처는 식품 위생상 위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회수를 진행하면서 회수 등급을 1·2·3등급으로 나눕니다. 위해요소의 종류, 인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위해의 정도, 위반행위의 경중 등을 고려하는 데 1등급이 가장 위험하다고 판단된 등급이고, 비비고 진한 김치만두의 경우 이번에 3등급으로 분류됐습니다. 비교적 심각도가 낮은 편입니다.
이번에는 시정명령을 받게 됐지만 다음에 제품에서 다시 플라스틱 이물질이 발견되면 영업정지를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를 해외 시장에서도 각인시키고자 수천억원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CJ제일제당은 8000억원을 투자해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구축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설비 투자와 더불어 이물 검출 정확도를 높여 해외 시장 소비자들에게 질 좋은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