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내줄 케이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같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부터 호텔 베이커리까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이면서 저마다 판매 전략도 다르게 가져가는 모양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에서 판매하는 케이크는 고급화에 주력했다. 트러플과 같은 비싼 식자재를 활용해 케이크를 만들면서 가격이 최고 40만원까지 치솟았다. 성심당 같은 토종 베이커리는 아낌없이 식자재를 활용해 케이크를 만들어 선보이는 것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① 고급화로 승부 본 호텔 케이크
호텔 베이커리의 크리스마스 케이크값은 40만원까지 치솟았다. 호텔신라(008770)가 내놓은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가 대표적이다. 이 케이크의 값은 지난해 30만원이었는데 1년 새 30%가량 값이 올랐다.
호텔신라는 이 케이크에 고급 식자재를 활용했다. 최고급 겨울 블랙 트러플 사용량을 25% 늘렸고 케이크 내부는 트러플 크림과 트러플 슬라이스를 사용했다. 여기에 초콜릿 가나슈를 쌓아 올려 풍미를 더했다. 프랑스 디저트 와인 샤또 디켐을 사용해 단맛과 숙성된 과일 향도 입혔다. 수작업으로 붙인 라즈베리 초콜릿이 이 케이크에 백미다. 라즈베리 초콜릿은 선물 상자 리본을 표현한다.
신라호텔과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이번에 가격은 신라호텔보다 싸게, 크기는 조금 작게 케이크를 만들었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예전만큼 큰 케이크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앤리조트가 내놓은 ‘트윙클 벨 케이크’는 종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초콜릿 속 눈이 소복이 쌓인 트리와 큰 리본 장식이 특징이다. 피스타치오 무스에 다쿠아즈, 카라멜리제로 식감을 쫀득하게 만들었다. 가격은 18만원이다.
② 호텔 케이크만큼 예쁘게 가격은 싸게
호텔 케이크가 아니어도 호텔 셰프 등과 손잡고 호텔 케이크처럼 만드는 곳도 있다. 스타벅스가 대표적이다. 스타벅스는 조선호텔 110년의 노하우를 담은 브랜드 ‘조선델리’와 함께 ‘조선델리 노엘 트리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다. 이 케이크는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의 케이크로 가나슈와 블랙 벨벳 시트를 층층이 쌓아 올렸다. 진한 초콜릿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가격은 8만9000원이다.
‘밀레앙 딸기 프렌치 플랑’은 파리 6구에 있는 빵집 ‘밀레앙(Mille & Un)’을 운영하는 서용상 셰프와 손잡고 만든 크리스마스 케이크다. 서 쉐프는 프랑스 최고의 디저트 플랑대회 우승 경력을 가지고 있다. 밀레앙 딸기 프렌치 플랑은 바닐라 풍미가 가득한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을 채운 플랑에 신선한 딸기와 블루베리 과일로 장식했다. 가격은 6만5000원이다.
③ 딸기에 깔리겠네… 푸짐함으로 승부하는 성심당
성심당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저렴한 축에 속한다. 딸기를 켜켜이 쌓아 올린 딸기 시루 케이크의 인기가 가장 많다. 이 케이크는 딸기 한 박스가 고스란히 들어간 것처럼 푸짐한 딸기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는 ‘딸기시루 2.3㎏’이 4만9000원에, 작은 버전인 ‘딸기시루 막내’는 4만3000원에 판매된다. 딸기시루 2.3㎏는 지난해(4만3000원) 대비 6000원가량 오른 수준이다.
성심당의 딸기시루 케이크는 지난해에도 크리스마스 시즌 최고의 인기 제품이었다. 영하의 날씨에도 케이크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새벽부터 긴 줄을 이루기도 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지난해 정가의 2배인 8만5000원까지 가격이 치솟을 정도였다.
유통업계에서는 올해도 성심당의 시루 시리즈에는 웃돈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예약 등은 받지 않고 다음 달 23일부터 성심당에서 현장 판매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시루 시리즈를 제외한 다른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오는 12월 2일부터 예약을 받는다. 가격은 3~4만원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