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브랜드 패션 플랫폼 서울스토어가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는다. 패션 플랫폼 브랜디의 운영사 유넥스가 서울스토어를 500억원에 인수합병한 지 2년 만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중국 저가 플랫폼의 공습에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패션 플랫폼 업계 전체가 당분간 혹독한 한파를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 플랫폼의 몸값은 코로나19 직후인 2021년에 천정부지로 오른 바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스토어는 내년 1월 2일까지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랜디를 운영하는 유넥스에 인수된 지 2년 만이다. 서울스토어는 홈페이지에 “2025년 1월 2일부터 서비스를 종료한다”면서 “주문 가능일까지 사용하지 않은 잔여 포인트는 여성 패션 플랫폼 브랜디, 남성 패션 플랫폼 하이브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서울스토어 서비스 종료는 월간 고유방문자수(MUV)가 떨어지는 등 경쟁력이 약해진 데 따른 것이다.
브랜디는 2022년 500억원을 들여 서울스토어를 인수했다. 당시만 해도 패션 플랫폼끼리 모으고 합쳐서 덩치를 키우는 것이 중요했다. ‘패션 1번지’라는 명성을 목표로 다른 패션 플랫폼들도 활발하게 인수합병전에 참여했다. 무신사는 2021년 5월에 29CM와 스타일쉐어를 인수하면서 거래액 1조원을 넘겼다. 지그재그는 2021년 4월에 카카오로, W컨셉은 2021년 4월에 신세계로 인수됐다.
하지만 최근 패션 플랫폼의 사정은 어렵다. 알리와 테무, 쉬인 등 초저가를 무기로 패션 시장까지 중국계 플랫폼이 진출한 데 따른 것이다. 티몬·위메프 사태가 터지면서 정산 주기에 대한 압박도 커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비자 지갑이 얇아지면서 내수 시장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티몬·위메프 사태로 플랫폼 사들의 ‘계획된 적자’ 전략이 소비자나 셀러(판매자), 투자사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보고 있다. 적자를 일부 감수하더라도 공격적인 투자로 몸집을 불리고 기업가치를 빠르게 끌어올리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높아지던 때는 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이 막 지날 때쯤이었다”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거품이 꺼져간 수순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