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로윈데이 대목은 이대로 보내지만 빼빼로데이만은 사수해야 한다.” 빼빼로데이 대목을 놓치지 않기 위해 GS25·CU·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개 사가 기획상품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통상 편의점 업계의 3대 대목은 밸렌타인데이(2월 14일)와 화이트데이(3월 14일) 그리고 빼빼로데이(11월 11일)가 꼽힌다. 사실상 올해 마지막 대목인 셈이다.

지난해 빼빼로데이 기획 상품 모습. 편의점들은 인기 캐릭터를 결합한 빼빼로 상품들을 출시하며 빼빼로 특수를 노렸다. /뉴스1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빼빼로데이를 기념해 편의점 3개 사 모두 캐릭터를 앞세운 굿즈 세트를 기획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빼빼로데이 기념세트는 빼빼로와 캐릭터 상품으로 구성된다. 캐릭터 인기와 상품의 실용도 등에 따라 매출이 갈리는 것이 통상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빼빼로데이를 ‘캐릭터 인기 경합 전’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GS25는 자체 캐릭터 ‘무무씨’로 승부를 볼 계획이다. 티베트 여우를 의인화한 무무씨는 GS25가 지적재산권(IP) 사업 강화를 위해 만든 캐릭터다. 지난 7월엔 IP 캐릭터 무무씨의 친구들까지 공개하면서 세계관을 확장했다.

CU는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토종 캐릭터 ‘몰티즈 앤 리트리버’ 등 다양한 캐릭터와 손을 잡았다. 또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라이브방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캐릭터 기획 상품을 100종 이상 구성한다. 그 중엔 ‘포켓몬스터’도 포함됐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에도 포켓몬스터와 함께 손잡고 ‘포켓몬 빼빼로’를 출시한 바 있다. 당시 매출은 전년 대비 60%가량 늘었다.

편의점들이 캐릭터로 중무장하는 이유는 빼빼로데이를 즐기는 연령대가 초등학생부터 젠지(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세대까지 이르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공수하는 데 힘쓰는 이유다. 최근 2~3년간은 시나몬롤이나 마이멜로디와 같은 산리오 캐릭터나 짱구 등의 인기가 많았다.

캐릭터를 활용하면 재고 처리도 용이하다. 어차피 빼빼로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상품을 원해서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덜 한 편이다.

한 편의점 점주는 “작년엔 빼빼로데이 기획상품 재고가 너무 많았는데 한 개 두 개씩 빠지더니 연말까지 모두 판매됐다”면서 “빼빼로가 아니라 캐릭터 상품을 가지고 싶었던 사람들이 사 갔다”고 했다.

객단가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굿즈 상품 구성에 따라 기획상품의 가격은 1만~3만원대 수준이다. 빼빼로 단품 가격은 1700원 정도다. 한 편의점 점주는 “이왕이면 빼빼로 기획상품을 사는 소비자가 많다”면서 “그럼 판매하는 입장에서 매출 수준이 크게 달라진다”고 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작년보다는 매출이 늘 것으로 본다. 작년 빼빼로데이가 휴일과 겹치면서 유난히 매출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CU가 빼빼로데이 행사 기간(11월 1일부터 11일) 동안 올린 매출은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8.2%, GS25는 2.3% 줄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의 매출도 5%가량 줄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올해 빼빼로데이는 월요일이라 출근길이나 등굣길에 빼빼로를 사는 대량 구매 수요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어떤 캐릭터 굿즈(상품)의 인기가 좋은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