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국내에서 파는 일부 버거 제품에서 토마토를 일시적으로 제외한다. 폭염으로 토마토 공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15일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이날부터 맥도날드는 토마토치즈비프버거 같이 토마토가 들어가는 제품에서 토마토를 생략하고, 대신 소비자에게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한다.

지역별로 판매 재개 시점은 다르다. 한국맥도날드는 정확한 판매 재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올여름 이어진 폭염으로 토마토가 충분히 자라지 않아 공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봐야 해서 언제 안정될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의 한 맥도날드 매장의 모습. /뉴스1

올해 토마토 가격은 지난여름 내내 이어진 폭염 여파로 사상 최고치까지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전국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토마토 가격은 ㎏당 1만1572원이었다. 한 달 전보다 34%, 평년보다 39% 비쌌다.

토마토는 대부분 비닐하우스나 온실에서 키운다. 비닐하우스는 열기를 보존하는 특성상 외부 온도가 30도에 이르면 내부 온도가 최대 45도까지 치솟는다.

한 대형마트 채소 바이어는 “토마토 가공품은 수입품이 많지만, 버거에 들어가는 생토마토는 거의 전량 국내산에 의존하고 있어 급하게 수입 물량을 늘리기가 어렵다”며 “토마토 생육 기간이 두 달 반 정도라 폭염 이후 자란 토마토가 나오는 다음 달 중순까지 토마토 가격이 비쌀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맥도날드가 원재료 공급 편의에 따라 메뉴를 바꾼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맥도날드는 지난 6월 냉동 감자 공급망 이슈를 이유로 감자튀김(후렌치 후라이)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팬데믹을 겪던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세 번째였다. 당시 한국맥도날드는 미국산 냉동 감자 품질 문제를 공급 중단 원인으로 꼽았다.

2020년에는 올해처럼 토마토 가격이 급등하자 맥도날드뿐 아니라 롯데리아, 버거킹 같은 다른 대형 패스트푸드 브랜드는 일제히 메뉴에서 토마토를 제외했다.

대신 롯데리아는 토마토 가격만큼 버거 가격을 낮췄다. 버거킹은 다른 야채와 소스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맥도날드는 당시에도 음료 쿠폰을 대신 지급했다.

그래픽=손민균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시세에 맞춰 메뉴 재료를 임의로 바꾸는 한국맥도날드에 우려를 표했다.

맥도날드는 최근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토마토 가격 변화에 대응할 여력을 축적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11월 빅맥을 포함한 주요 메뉴 가격을 4% 정도 올렸다. 6개월 뒤 올해 5월에도 재차 16개 메뉴 가격을 3% 정도 더 인상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토마토는 매달 구매하지 않고, 연 단위로 수급 계약을 맺고 지정 농가에서 공급을 받고 있다”며 “버거 품질 유지를 위해 잔류 농약이나 크기, 품종 같은 엄격한 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에 계약한 농가에서 수급이 어려워진다고 아무 토마토나 사다 쓸 수는 없다”고 답했다.

기후 변화가 극심해질수록 토마토를 포함해 양상추, 양파 등 버거에 들어가는 채소 작황은 앞으로도 변동이 클 가능성이 크다. 맥도날드는 앞서 지난 7월 인도에서 버거에 토마토를 빼기도 했다.

김소형 데이비스앤컴퍼니 컨설턴트는 “맥도날드 대표 메뉴 빅맥(Big Mac)은 매년 전 세계에서 13억 개가 팔리는데 맥도날드는 이 빅맥이 ‘철저한 품질 관리로 세계 어디서나 같은 맛’을 낸다고 자랑한다”며 “주요 버거에서 토마토 같은 핵심 재료를 임의로 빼면 비용을 아끼는 효과보다 맥도날드가 지켜온 브랜드 철학을 훼손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