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가뭄으로 여름철 농작물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장마 역시 농작물 출하량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배추·무 등은 재배 면적 감소로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면서 장마철 생육 상황이 가격 강세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배추를 고르는 모습. /뉴스1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배추(상품·1포기) 소매가격은 444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38원) 대비 10.1% 비쌌다. 무(상품·1개) 소매가격 역시 같은 기간 23.7% 오른 243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배추(상품·10㎏)의 가락시장 경락가격 역시 7492원으로 26.3% 비싸졌고, 중·도매인 판매 가격은 전국 평균 1만1160원으로 24.4%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무(상품·20㎏)는 지난 5일 기준 가락시장 경락 가격이 1만552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1%나 올랐고, 중·도매인 판매가 역시 1만8825원으로 51.3%나 비쌌다.

배추와 무 등 여름 작물 가격이 급등한 것은 재배지가 줄면서 공급량이 감소한 가운데 고온과 가뭄으로 생육이 더뎌 출하량이 줄어든 탓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여름 배추 재배 면적은 전년 대비 7.4% 줄어든 4855헥타르(ha)로 조사됐고, 무의 재배 면적 역시 8.3% 줄어든 816ha로 조사됐다.

생산량 역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올해 여름배추 생산량은 35만톤(t)으로 전년 대비 4.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고, 여름무 역시 24만t으로 3.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여름배추·무는 지난 6월 고온 및 가뭄 영향으로 생육이 지연됐다”며 “최근 비로 생육 지연이 회복되는 단계”라고 했다.

연구원은 출하량 역시 줄어들 것으로 봤다. 배추의 이달 출하량은 전년 대비 7.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고, 오는 8월 출하량은 전년 대비 8.6% 줄 것으로 봤다. 같은 기간 무 역시 9.8%, 2.1%씩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연구원은 장마 및 생육 상황에 따라 출하량에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공급량 감소에 따라 이달 도매가격 역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름배추는 이달 배추(상품·10㎏) 도매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1% 오른 9000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고, 무(상품·20㎏)는 1만5000원으로 21.8%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봄철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오른 당근 역시 가격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근은 올해 재배 면적이 940ha로 전년 대비 1.8% 감소한 데다 일조량 부족으로 생산량(2만3139t)이 전년 대비 9.9% 줄어들면서 값이 비싸졌다. 연구원은 이달 당근(상품·20㎏)의 도매가격은 전년 대비 66.9% 오른 7만5000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