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 배달 장소는 회사 사무실부터 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다양합니다.”

지난 19일 오전 11시 40분 서울 서대문구 요거트 아이스크림 전문점 ‘요아정’ 한 매장.

카운터에는 배달 주문으로 나갈 요아정 세트들이 놓여 있었다. 20대 아르바이트생 정 모씨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주문 비율은 매장이 20%, 배달이 8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오부터 1시까지 배달원들이 매장을 방문해 배달 상품을 찾아가는 횟수는 10번이었다. 6분에 하나꼴로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팔렸다.

지난 19일 오후 12시 30분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 매장에서 포장·주문한 메뉴. 요거트 아이스크림 위에 골드키위·블루베리·벌집꿀 토핑이 올라가 있다(오른쪽). 요아정 가맹 문의 폭주로 운영사 트릴리언즈가 올린 공지문 캡처. /민영빈 기자

케이(K) 디저트 업계 판도가 또 달라졌다. 탕후루 인기가 시들해진 사이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사진)한 모습이 인기 원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요거트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요아정은 신규 매장이 급증했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요아정 매장 수는 2021년 99개에서 지난해 166개로 늘었다. 현재는 전국 총 29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업체 배스킨라빈스와 빙수 업체 설빙 다음으로 가장 많은 디저트 가맹점 수다.

매장 수뿐 아니라 매출도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요아정을 운영하는 트릴리언즈 매출은 2021년 5억원에서 지난해 50억9600만원으로 뛰었다. 2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 이익도 1억1600만원에서 2억8700만원으로 약 2.5배 늘었다.

서울 용산구 한 요아정 매장 관계자는 “배달 주문 시 최소 금액이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 정도 책정되는데, 날이 더워지면서 배달 주문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체감상 평소보다 2~3배 정도 늘었다”고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요거트 아이스크림 열풍이 탕후루처럼 잠깐 뜨고 사라지는 반짝 유행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한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탕후루 이름을 내건 업체 중 폐업한 곳은 275곳이다. 지난해에만 폐업한 경우는 72곳으로 약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날이 더워지면서 증가한 아이스크림 수요와 새로운 걸 원하는 소비 패턴이 맞물려 요아정 열풍을 일으켰다”며 “여름이 끝나고 요아정이 더 이상 새롭지 않을 때 꺼질 일시적인 열풍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 역시 “MZ세대들에겐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가가 중요한 기준”이라며 “더 이상 인증샷을 찍을 필요가 없어질 때 그 인기는 사라진다. 탕후루가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했다.

일각에선 요거트 아이스크림 열풍이 이른바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춘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즐겁게 건강 관리하는 것) 트렌드에 맞아떨어진다고 본다. 요거트가 한 끼 식사 대체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요거트 아이스트림 수요가 함께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본인이 올리는 토핑에 따라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요아정은 건강한 디저트로 꼽힌다”며 “웰빙 트렌드가 계속되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고 했다.

대학생 이민영(25)씨는 “바디프로필을 찍을 때 가장 참기 힘들었던 게 단 음식이었는데, 요아정으로 ‘길티 플레져(죄책감이 드는 즐거움)’를 즐기기도 했다”며 “배달도 가능해서 집에서 쉽게 건강한 디저트를 먹을 수 있었다. 한동안 계속 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