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오토바이가 서울 송파구 쿠팡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배달의민족(배민)·쿠팡이츠·요기요 등 주요 배달 플랫폼 3사를 소집해 상생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12일 파악됐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주요 배달 플랫폼 관계자들과 만나 입점 소상공인과 상생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달 초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외식업계·소상공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배달 플랫폼이 선보인 신규 요금제 상품 때문에 수수료 부담이 커진다”는 문제가 나오자 이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외식업주들은 “배달 수수료가 과중해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식업주들은 특히 배달 플랫폼들이 전면적인 무료 배달을 시행하면서 도입한 새 요금제에 반발하고 있다. 이 요금제를 이용하면 배달앱 이용 부담이 2배 이상으로 뛴다는 입장이다.

이전에는 외식업주와 소비자가 배달비를 얼마큼 낼지 비율을 외식업주가 정했다. 그러나 올해 주요 배달 플랫폼이 무료 배달을 명목으로 새로 발표한 요금제들은 배달 앱이 고정 배달비를 정해 점주에게 내도록 한다.

배민 무료 배달 가게가 되려면 판매액 6.8%(부가세 별도)를 중개 수수료로 내는 배민1플러스에 가입해야 한다. 배민1플러스는 배민이 지난 1월 출시한 정률제 요금제다. 중개 수수료와 별도로 업주는 배달(2500∼3300원)과 결제 수수료(1.5∼3%)도 부담해야 한다.

그래픽=정서희

쿠팡이츠는 수수료율이 배민보다도 더 높다. 쿠팡이츠 역시 외식업주가 소비자에게 무료 배달 혜택을 주려면 배민처럼 스마트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쿠팡이츠 스마트 요금제는 중개 이용료로 매출액 9.8%를 가져간다. 결제대행사 수수료 3%와 부가세를 더하면 기본 수수료가 14%를 넘어간다.

고정 금액을 광고비로 내는 기존 정액제 대신 주문 건당 수수료를 매기는 정률제 방식을 적용하면, 주문과 매출이 늘수록 이에 비례해 수수료 부담도 급증한다고 외식업주들은 주장한다.

한 외식업주는 “수수료 부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이중 가격제를 도입해 같은 메뉴라도 매장 주문보다 배달 주문을 더 비싸게 받는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 플랫폼들은 “다양한 상생 방안을 이미 실천하고 있다”며 당장 중개 수수료율 조정까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배달비는 업주와 소비자가 나눠서 부담하는 구조로 라이더에게 대부분 전달되는 비용이라 불가피하다”며 “그간 자율 규제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상생 방안을 마련·이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