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오리온(271560) 대표가 21일 “이번에 인수한 레고켐바이오는 향후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한 축을 이룰 것이며 그룹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에서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양범수 기자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강당에서 제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최근 미래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레고켐바이오를 인수하기로 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 직후 주가가 급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오리온 그룹은 지난 1월 15일 오리온 홍콩법인이자 중국법인 지주사 팬오리온 코퍼레이션(Pan Orion Corp. Limited)을 통해 레고켐바이오의 지분 25.73%를 5485억원에 사들인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일 오리온 주가는 종가 기준 11만7100원이었으나, 발표 이틀 뒤에는 종가 기준 8만9800원으로 23.3% 하락했다. 오리온이 바이오 사업에 수천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면 실적이 불안정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반영됐다.

이 대표는 레고켐바이오 인수와 관련해 “저출생·고령화 등 외부 환경이 격변하고 있고, 생명 연장과 건강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우리는 미래의 성장 사업으로 바이오 사업을 선정하였고 결핵백신을 비롯한 대장암 진단키트, 치과 질환 치료제 등 세 개 분야에서 착실히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인수한 레고켐바이오사는 차세대 항암치료제인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로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주주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레고켐바이오 인수 이후 걱정들이 많다’는 물음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면서 “실사를 마치는 대로 기업설명회(IR)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서는 “중국과 베트남의 내수 부진, 러시아 루블화·중국 위안화의 환율 하락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9124억원, 영업이익은 4924억원을 기록했다”면서 “매출과 이익 모두 최대 실적을 이루어냈다”고 했다.

이어 “특히 한국 법인은 2년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이어가며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섰고, 16%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독보적인 성과를 이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올해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국가 간의 갈등이 지속하여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회사는 제품력과 영업력에 기반한 성장 전략을 펼치고, 생산량 확대를 위한 설비와 신수종 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건강한 성장을 지속해감과 동시에 미래의 성장 기반을 차근차근 준비해 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오리온은 지역별 전략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사업은 충북 진천에 물류 센터와 생산을 착공하여 생산량을 늘려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고, 중국 법인은 ‘초코파이’ 탄생 50주년을 맞아 10% 증량 제품을 생산하는 한편, 벌크 판매 확대·고성장 채널 영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법인은 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하노이 공장을 증축하고 생산동을 신축하는 동시에 호찌민에 신규 공장 부지를 확보해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며, 러시아 법인과 인도법인은 적극적인 영업으로 거래처 수 확대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오리온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을 지낸 이욱 한국엔지니어링협회 고문과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을 지낸 송찬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또 올해 이사 보수 한도를 지난해 대비 60% 증액한 80억원으로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