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요일 오후 다음 날 저녁에 있을 관계사 미팅을 위한 음식점을 예약했지만, 미팅 당일 오전 예약 취소 통보를 받은 직장인이 만든 서비스가 있다.
이제는 매월 300만명이 사용하는 예약 관리 솔루션인 ‘캐치테이블(운영사 와드)’로 지난해 말까지 누적 72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와드 본사에서 만난 용태순 대표는 성공적인 투자 유치 배경에 대해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 시장 모두에서 성장하고 있고, 예약 관리를 포함한 서비스 고도화가 이뤄진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것 같다”고 말했다.
◇ 직장인 3명이 회사 세워 개발한 서비스… 연평균 183%씩 성장
캐치테이블의 시작은 업장의 예약 관리 솔루션이었다. 날짜와 시간, 인원 수 등 고객의 조건에 맞춰 실시간으로 예약 요청이 반영될 수 있으려면 업장에서의 관리 시스템이 뒷받침되어 있어야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용 대표는 “창업을 결심한 당시에도 예약 플랫폼들이 있었는데, 대행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제가 예약 조건을 플랫폼에 입력하면 직원이 대신 해당 매장에 전화해서 예약을 하고 확정해주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고객의 예약 요청을 받기 전 매장의 현황이 제대로 파악될 수도 없고 예약 실패도 빈번할 수밖에 없었다.
NHN에서 사업 기획과 데이터분석 등을 담당했던 용 대표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같은 회사에서 10년 이상 마케팅과 개발을 담당했던 동료 2명과 함께 2016년 말 법인을 세웠다.
이후 세 사람이 모여 ‘콜캐처(전화가 걸려오면 전화번호를 프로그램에 연결시켜주는 프로그램)’부터 예약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했고, 2018년 1월 베타버전이 출시됐다. 캐치테이블의 시작이었다.
세 사람이 낮에는 업장을 방문하며 영업을 뛰고, 밤에는 B2C 서비스 개발과 솔루션 보완, 사업 기획에 매진하면서 회사를 키웠다. 그렇게 서비스 출시 이후 약 2년 반 만에 가입 고객사 수를 2000여개까지 늘렸다.
용 대표는 “잡상인 취급을 받으며 소금을 맞고 쫓겨나기도 했지만, 사용 고객사들은 모두 편리하다면서 입소문을 내줬고 고객사를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B2C 예약 서비스 ‘캐치테이블’이 나온 것은 2020년 9월이다. 용 대표는 “고객사 확보가 충분해야 소비자들이 앱으로 검색하는 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애초 계획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고 했다.
캐치테이블 앱은 출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캐치테이블 앱의 월간 사용자 수는 출시 당시 6800명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2월 141만명을 넘어섰다. 웹페이지 이용자 수까지 더하면 약 300만명에 이른다.
B2B 가입 고객 수 역시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예약 건수에 따라 월 3만3000~9만9000원의 비용을 내야하지만 캐치테이블을 이용하는 고객사 수는 지난해 기준 7000개를 넘어섰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음식점 예약관리 솔루션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1억원에서 연평균 156%씩 성장해 2022년 34억원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캐치테이블의 매출은 연평균 183%씩 성장해 1억원 미만에서 20억원 규모로 커졌다. 지난해 역시 유사한 성장률을 보였다.
◇ 밀키트 판매, 와인 배송 서비스도... ‘미식가 위한 수퍼앱’ 목표
캐치테이블은 ‘미식가를 위한 수퍼(Super)앱’이 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인기 맛집과 협업해 밀키트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고, 와인 배송 서비스도 하고 있다.
아울러 예약 관리 시스템의 고도화에도 집중한다. 용 대표는 “지금도 간편하다는 반응이 많지만, 조금 지나면 지금 기능들은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다”면서 “터치 한 번이라도 덜 하면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약 관리 기능에 판매 관리 시스템(POS)을 더한 ‘예약 포스’도 운영해 매장이 예약이나 매출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 고객사가 호텔이나 항공사처럼 ‘다이나믹 프라이싱’ 등의 판촉행사도 벌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와드는 2018년 첫 서비스 시작 당시에는 대표 3명에 불과했지만, 직원 규모를 160여명으로 늘리고 개발 직군에도 40여명이 있다.
수익화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캐치테이블은 2022년 기준 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용 대표는 “솔루션 사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고객사가 부담할 수 있는 비용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이 음식을 즐기는 데 있어 모든 것을 제공하는 회사로 고객사와 소비자, 저희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매출을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용태순 대표는
▲중앙대 신문방송학 ▲조이시티(JCE) 마케팅 담당 ▲NHN 사업·데이터 분석 담당 ▲펍지(PUBG)주식회사 기획총괄 ▲와드 창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