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음식점에서 파는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2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정작 한돈 사육 농가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농가가 판매되는 돼지고기 가격은 내려갔는데, 음식점에서 채소와 인건비 등 부대비용들이 올라 이를 삼겹살 비용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세희 대한한돈협회장

손세희 대한한돈협회장은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한돈산업 위기대응 기자간담회’에서 “채소 값, 인건비, 전기 요금 등이 올랐는데 이 비용들이 삼겹살 가격으로 둔갑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외식으로 체감하는 삼겹살 품목의 가격 상승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 탓이 아닌, 여타 품목의 비용 상승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작년 12월 서울 음식점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판매 가격은 1만9429원이었다. 지난 2021년 12월 삼겹살 1인분은 1만4308원이었는데 2년 만에 35% 올랐다.

그러나 농가에서 출고되는 돼지 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라는 지적이다. 한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 4000원대 중반으로 하락한 돼지고기 경락 가격은 1㎏당 이달 중순 40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갔다. 연간으로 보면, 지난 2022년 연평균 1㎏당 5227원이었던 돼지 가격은 지난해 들어 5134원으로 떨어졌다.

협회에 따르면 소득 하위 30% 한돈 농가는 지난해 연간으로 평균 1억4400만원의 적자가 누적됐다.

생산비 증가도 돼지 농가에 큰 부담이다. 생산비에서 비중이 가장 큰 사료 값이 50% 가까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불거진 ‘비곗덩어리 삼겹살’ 논란에 대한 한돈업계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손 회장은 해당 논란에 대한 질문에 “생산자로서 많이 안타깝고, 소비자들에게 불신을 주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염려스럽다”며 “생산자인 저희들이 챙겨볼 것은 육가공업체를 계도하는 방법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희 협회와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모니터링해서 품질의 균일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