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과 탕후루에 이어 중국산 아이스크림이 우리나라 간식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중국산 아이스크림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지난 몇년에 걸쳐 야금야금 점유율을 높였다.
최근에는 서울 건대와 구로동, 경기도 안산 인근 중국 마트와 전국 곳곳 중국 음식점에 이어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으로 판로를 넓히며 국산 아이스크림 자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산 아이스크림 수입 물량은 올해 10월까지 10억원을 넘어섰다.
2015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중국산 아이스크림은 전무(全無)했다. 2016년에서야 2100만원(1만6000달러) 어치를 소량 수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산 아이스크림 수입 물량은 지난 7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1년치를 기준으로 잡아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금액 기준 성장세가 52배에 달한다.
양적인 성장은 더 돋보인다. 중국산 아이스크림 수입량은 최근 3년 사이 연 평균 30% 가까이 늘고 있다. 올해 중국산 아이스크림 수입 물량과 수입 금액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많이 들여오는 중국산 빙과류는 주로 우리가 '하드'라고 부르는 막대 아이스크림이 대부분이다.
몇년 전까지 이런 제품은 중국산 냉동식품을 취급하는 수입사들이 다른 제품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구색 갖추기용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들여온 중국산 막대 아이스크림 대부분이 앞서 말한 중국 상권 밀집지역에서 팔렸다. 마라탕집이나 훠궈집, 탕후루 가게가 입가심이나 서비스로 1개당 300~500원에 판매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아이스크림 값이 폭등하자 일부 무인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가 라오빙건, 로워이쉐고 같은 중국산 아이스크림을 진열대에 들여놨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아이스크림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5.6% 뛰면서 14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태제과식품(101530), 빙그레(005180), 롯데웰푸드(280360) 모두 10월을 기점으로 아이스크림 가격을 최대 20% 가까이 한 번에 올린 탓이다.
중국산 아이스크림은 이 틈을 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외곽 시장을 비집고 들어섰다. 국내 원유가격이 뛰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폴란드산 멸균우유가 각광받기 시작한 사례와 유사하다.
이미소 보령 얼음나라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점주는 "중국산 아이스크림 공급가는 국내 브랜드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이전에는 막대 아이스크림 몇 종류만 취급했는데, 가격이 저렴해 구슬 아이스크림 같은 고급 아이스크림으로 품목을 더 늘릴 생각"고 말했다.
영국 소비전문 리서치 업체 민텔에 따르면 중국은 압도적인 전 세계 1위 아이스크림 시장이다. 인구를 바탕으로 한 시장성이 높아 네슬레와 마스 같은 글로벌 대기업도 진출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20년 한 해에만 중국 내 아이스크림 제조 업체 2288개가 새로 생겼을 만큼 여러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가 직접 우리나라에 매장을 넓힐 의향을 드러냈다. 중국 내 2만5000개 지점을 갖춘 유명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미쉐빙청(MIXUE·蜜雪冰城)'은 지난해 명동과 중앙대 인근에 안테나숍을 내고 국내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미쉐빙청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사업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정보공개서는 가맹사업을 추진하려는 기업이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하는 서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