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부문 영업이익 75.8% 감소.”

롯데칠성음료의 2분기 영업이익이 주류 부문 여파로 줄었지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낙관적인 전망을 담은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영업이익 축소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의도된 이익 축소”라는 평가라는 해석이다.

3일 롯데칠성음료는 2분기 연결 매출 7962억원, 영업이익 59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2% 줄었다.

그래픽=손민균

증권업계는 롯데칠성음료의 실적 발표 이후 10건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하반기부터는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증가하는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일제히 내놨다.

그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일단 주류 시장의 경쟁 강도가 완화될 것이란 점이 꼽혔다. 소주 시장의 절대 강자는 원래 하이트진로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65% 이상을 가지고 있었고, 롯데칠성은 처음처럼 한 종류로 대적하고 있었다.

당시 처음처럼은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시장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롯데칠성음료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뒤집을 카드가 필요했는데, 그 묘수가 바로 제로 소주 새로였다. 새로는 기존의 소주 제품과는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소주로 소주 고유의 맛을 지키기 위해 증류식 소주를 첨가한 주류다.

롯데칠성음료를 분석하는 10개 증권사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처음처럼 한 종류로 롯데칠성음료의 시장점유율은 15% 수준이었다. 하지만 새로 출시로 롯데칠성음료의 시장점유율은 21%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한 데 따른 결과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칠성이 새로를 출시한 이후 시장점유율을 21%로 올려놨다”면서 “이 정도 점유율에서는 경쟁강도가 완화되는 것이 통상적이라 하반기엔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오는 11월엔 클라우드 신제품이 출시되고 충주 맥주공장 가동률이 60%까지 오르면 고정비 절감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지우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공장 가동률은 30% 수준인데 충주 맥주공장의 음료·소주 병행 생산이 가능해지면 가동률이 두배 수준으로 올라 연간 200억원 가량의 고정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영업이익률 개선이 가능하다”고 했다.

설탕 대신 대체감미료를 넣은 제로 음료 중심의 판매량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하반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개별 음료부문은 설탕을 넣지 않은 ‘제로’ 사업 부문의 시장 지배력이 늘면서 매출이 3.7%로 늘었다. 상반기 제로 탄산 매출액은 1405억원으로 시장 점유율은 50% 수준이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체감미료 ‘아스파탐’이 발암물질로 지정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제로’ 음료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제로 음료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고 제로 부문은 앞으로도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시장이 성장하면 과점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업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대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열풍 기세를 몰아 연내에 칸타타 제로, 칠성사이다제로 블루라임, 핫식스제로, 무(無) 카페인 콜라 등을 줄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해외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대만과 러시아, 북미 중심으로 밀키스와 레쓰비 제품 판매 성적이 기대보다 높은 편이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밀키스와 레쓰비가 각 부문 판매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올 3분기에 필리핀 펩시가 연결 자회사로 편입되면 해외 매출 비중이 올해 15%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필리핀 펩시의 올해 매출액을 24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지우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12% 수준이지만 필리핀 펩시의 실적이 전부 합산되면 롯데칠성음료의 매출 비중이 내년에 38%까지 오를 것”이라면서 “필리핀 펩시는 단순 판매 법인이 아니라 음료와 소주의 동남아 진출을 위한 생산기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유통업계에서도 롯데칠성음료의 행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편이다. 박윤기 대표가 음료마케팅 부문장을 맡은 경륜으로 신제품의 시장 안착에 큰 그림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계획대로 사업을 끌고 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박윤기 대표는 전무급 대표이사로 ‘젊은 롯데맨’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 1970년대생으로 젊은 편인데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전무 자리에 올랐고 대표이사까지 맡고 있어서다.

식음료 업계 관계자는 “박 대표가 과거에 롯데칠성음료 판촉부에서 음료 마케팅 부문장을 맡은 바 있어서 음료·주류 부문 신상품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노하우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IR업계 관계자도 “숫자 부문에 있어서 소통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면서 “최근 식음료업계는 물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이 사실상 가로막혀있어 마케팅 비용 상승을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데, 롯데칠성음료는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효과적으로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