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먹어본 결과 햄버거의 경우 미국 본토와 70~80% 정도만 비슷하고, 감자튀김은 확실히 미국이 훨씬 낫다." (37세 선주현씨)
26일 오전 10시 40분, 미국 수제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의 한국 첫 매장 개점 20분을 앞두고 매장에는 450명이 넘는 긴 줄이 형성돼 있었다. 직원들은 "현장 대기는 마감됐고 테이블링(예약대기 애플리케이션)으로 대기를 받는다"고 안내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452260) 본부장이 2년여간의 작업 끝에 미국 본사와 계약한 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의 한국 첫 매장이 서울 강남대로에 들어섰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전날 밤 11시부터 기다렸다는 소비자들과 더불어 언제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 대기자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현장에서는 부채와 생수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SPC의 쉐이크쉑, BHC그룹의 슈퍼두퍼 등 미국 유명 버거 프랜차이즈들이 나란히 있는 강남대로에 자리 잡은 파이브가이즈는 오픈 전부터 한국 고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가격, 재료, 맛 등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혹평도 이어졌다.
이날 두 번째 순서로 대기를 하던 김모(23)씨는 "첫 번째로 오신 분과 비슷하게 밤 11시쯤부터 대기 중인데 뉴욕에 여행갔다가 너무 맛있던 기억이 나서 기대가 컸다"라면서도 "햄버거, 감자튀김, 밀크셰이크를 먹었는데 총 3만3000원 정도가 나왔고 세트 할인은 따로 없어서 좀 비싼 편"이라고 했다.
또 다른 고객 이모(30)씨는 "성인 여성이 먹기에는 너무 양이 많고 느끼해 여러 번 먹을 만한 맛은 아니다"라며 "차라리 양을 좀 줄이고 가격을 낮추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파이브가이즈에 따르면 버거류(패티가 1개인 리틀버거 제외) 단품의 가격은 1만3400원부터 1만7400원 사이로 형성됐다. 감자튀김은 스몰 사이즈의 경우 6900원, 라지 사이즈의 경우 1만900원이다. 탄산음료 무한리필은 3900원이다. 세 가지를 모두 주문했을 때 최저가는 2만4200원에 달한다.
주변 경쟁 미국 수제버거 프랜차이즈인 BHC의 슈퍼두퍼, SPC의 쉐이크쉑과 비교해도 비싸다. 가장 저렴한 기본 버거 가격을 제외하면 슈퍼두퍼의 경우 단품 가격은 1만1900원~1만5900원으로 형성됐다. 감자튀김은 5900원, 탄산음료는 3000원이다. 최저가로 계산하면 2만800원이다.
같은 기준으로 쉐이크쉑의 경우 가장 저렴한 버거를 제외하면 버거 단품 가격은 7700원~1만4900원 사이다. 감자튀김은 4300원, 탄산음료는 2900원이다. 최저가는 1만4900원으로, 파이브가이즈와 약 1만원 차이 난다.
파이브가이즈 측은 미 본토보다는 13% 저렴하게 책정됐다고 설명했지만, 파이브가이즈의 한국매장의 가격은 원조인 미국에서의 가격과 비교해도 그리 저렴하지 않았다.
23일 환율 기준으로 미국 매장에서는 햄버거 10.29달러(1만3500원), 치즈버거 11.19달러(1만4700원), 베이컨버거 11.89달러(1만5600원), 베이컨 치즈버거 12.69달러(1만6600원)에 판매 중이다.
이날 현장을 찾은 조엘 베어든 파이브가이즈 본사 마케팅 부사장은 "(한국매장의 가격이) 미국 본토와 가격 차이는 크게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한화갤러리아의 외식계열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의 오민우 대표는 "미국은 주별로 텍스(세금)가 붙어 기본 가격에 10% 정도가 추가될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이 조금 더 싸다"고 설명했다.
재료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날 아침부터 대기했다는 오모(34)씨는 "친구들과 여행 가서 먹었던 기억이 있어 찾았는데 분위기는 더 밝고 활기차지만 고기 패티의 풍미나 감자튀김의 맛은 미국이 더 맛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본토 파이브가이즈 매장의 경우 일반 소고기보다 품질이 좋은 미국산 그라운드 척(Ground chuck) 소고기를 사용한다. 감자튀김의 재료인 감자 역시 미국 본토에서 공급한다.
하지만 파이브가이즈 한국 매장에서는 호주산 소고기와 한국산 감자를 사용해 원재료를 달리했다. 조엘 베어든 부사장은 "파이브가이즈 한국 매장은 더 라이트(가벼운)한 한국산 감자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슈퍼두퍼는 매콤한 맛이 가미된 한국 맞춤 꼬르동 레드 버거 등을 내놓고, 쉐이크쉑이 한국 맞춤 고추장 버거나 막걸리 셰이크를 내놓은 것과 비교해 파이브가이즈는 본사 방침으로 인해 메뉴 변형이 불가하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저 역시 신메뉴나 한국 맞춤 메뉴 없이 고정 메뉴로 가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이 있지만, 재료별로 다양한 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천 메뉴를 말해달라는 말에 "파이브가이즈 본사 방침상 고객들이 각자의 조합을 통해 본인의 메뉴를 찾는 것을 원해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조엘 베어든 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즐겨찾는 조합은 치즈버거에 할라피뇨를 더한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도 즐겨 먹는 메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