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콩빵, 십원빵, 크룽지(크로플과 누룽지의 합성어)….

이 빵들의 공통점은 최근 인기있는 디저트라는 점이다. 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커피콩빵이나 십원빵은 상표권이나 디자인 등록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지만 크룽지는 다르다.

일러스트=손민균

26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453340)가 개발한 디저트 ‘크룽지’의 이달(1~20일) 매출은 지난 2월(1~20일) 대비 350% 늘었다. 크룽지는 2월부터 전국 현대백화점 16곳의 빵집 ‘베즐리’에서 정식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크룽지의 인기가 높아지자 출시 4개월 만에 빽다방도 신메뉴로 크룽지를 출시했다. 빽다방의 크룽지는 베즐리의 크룽지(4200원)와 모습은 같지만 가격은 더 저렴하다. 개당 2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인기에 크룽지가 커피콩빵과 십원빵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강릉에서는 커피콩 모양의 빵을 둘러싸고 ‘원조와 독창성’ 논란이 빚어졌다. ‘강릉 커피콩빵’ 대표가 진짜 원조를 주장하자, 강릉당 커피콩빵 대표가 자신들이 특허 등록을 했다며 맞섰다.

이 원조 논쟁은 결국 법정에서 가려지게 될 전망이다. 원조를 주장하는 강릉 커피콩빵 대표가 유사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기 때문이다.

경주 명물 십원빵도 비슷한 처지다. 십원빵은 1996년부터 발행된 10원 주화의 모양을 본뜬 빵이다. 2019년 첫 선을 보인 후 십원빵이 인기를 끌고 일부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사업을 키우면서 10원과 똑같은 디자인의 빵에 대해 한국은행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국은행은 화폐도안의 건전한 사용을 위해 화폐도안 이용기준을 운용하고 있다. 다만 영리 목적으로 화폐도안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영리 목적의 무분별한 화폐도안 오남용이 사회적으로 확산될 경우 위변조 심리 조장, 화폐의 품위 및 신뢰성 저하 등으로 국가의 근간인 화폐유통시스템이 교란될 수 있어서다. 시중 십원빵들은 디자인을 조금씩 바꾸는 방식으로 상황을 해결할 계획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크룽지 조리법을 담은 영상들/유튜브 캡처

그러나 현대그린푸드(453340)는 브랜드 상표권을 따로 등록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 모두가 팔 수 있는 디저트로 크룽지의 인기가 높아지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상표권 등록도 고민했지만 크룽지라는 단어가 대명사격으로 쓰이고 있어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 방향을 가져가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