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트 업계 1위 프레시지가 연내 월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해 흑자를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밀키트(HMR) 사업을 제외한 비핵심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나 확장 속도를 조절하고, 조직 개편과 감원을 진행해 비용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그래픽=정서희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프레시지는 여러 차례의 인수·합병으로 조직이 커지면서 생긴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일부 사업 부문을 축소하기로 했다.

수년째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고비용 사업인 새벽배송을 중단하고 자사몰을 개편하는 등 지난해부터 진행한 효율화 작업의 일환이다.

구조조정 작업에 따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직원 수다. 지난 4월 기준 프레시지의 직원 수는 380명으로 지난해 11월 463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83명이 줄었다.

프레시지의 감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지속해서 이뤄졌는데, 당시 462명이던 직원 수는 지난 1월 452명으로 줄어 지난 3월 기준 400명이 됐다.

프레시지의 직원 수가 이러한 규모로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레시지는 2016년 설립 이후 2021년 닥터키친, 지난해 1월 허닭과 테이스티나인 등을 인수하며 직원 수가 증가했다.

2018년 말 기준 직원 수는 약 60명에 불과했지만, 2019년 말 200명대로 늘었고, 지난해 5월에는 400명대로 늘었다.

프레시지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여러 번의 인수·합병을 거치면서 생긴 비효율이 있었다”면서 “가령 회사를 합친다고 업무가 정비례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한 인원도 꽤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여러 비핵심 사업 부문의 확장 속도나 투자 등을 늦추면서 조직 간 중복되는 기능을 없애고 조직 자체의 규모도 조절하면서 생긴 일”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올해 안에 월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해 흑자를 내는 것을 목표로 주력 사업인 밀키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프레시지의 비핵심 사업과 조직 규모 축소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 증명을 목표로 본격적으로 내실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레시지는 지난해 합병 효과로 매출이 크게 뛰었지만, 판관비 등의 지출이 늘었다.

프레시지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52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늘었다. 이 기간 판관비 지출은 992억원으로 15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손실은 1106억원으로 109% 확대됐다.

다만, 지난해 판관비 지출 증가는 영업권 등 무형자산상각비 348억원이 발생한 영향이 크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프레시지는 설명했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결국 모든 스타트업이 성장을 하면서도 질적 개선을 이룰 수 있느냐 하는 물음을 받는 시기”라며 “모든 사업 부문을 확대하기보다는 효율화나 수익성 개선으로 경영 방향을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