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이 지난달 치킨값을 최대 3000원 올렸다가 소비자들의 비판이 거세자 인상 전 가격으로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다.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비판에 고객 달래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배달의 민족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난 달 1만9000원으로 올렸던 교촌 오리지날 한 마리의 가격을 1만6000원으로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1만6000원이라는 할인가는 지난달 교촌치킨의 치킨 가격 3000원 인상 전 가격이다. 할인 프로모션 기간은 이달 15~21일, 일주일이다.

서울 시내 교촌치킨 매장 모습./뉴스1

교촌치킨은 지난 달 한 마리 및 부분육을 사용하는 주요 메뉴의 가격을 3000원씩 올렸다. 한 마리에 1만9000원이 된 교촌 오리지날 뿐 아니라 ‘허니콤보’도 2만원에서 2만3000원이 됐다. 이외 메뉴들은 사이즈 및 기존 가격대에 따라 500~2500원가량 올렸다.

교촌치킨은 자사앱에서도 치킨 가격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교촌치킨 멤버십 회원에 대해 등급에 따라 4000~2000원 할인 쿠폰을 이달 31일까지 주는 것이다. 교촌치킨의 운영사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충성고객 모객 및 혜택 부여 차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사 앱에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10년 가까이 치킨업계 매출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에 대한 여론이 무척 악화됐다. 지난 2021년 11월 가격 인상 후 1년 5개월만에 또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교촌 불매 운동’이 일어날 정도로 여론이 나빠졌다.

교촌치킨은 ‘치킨 가격 배달비 포함 3만원’ 시대를 열었다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올해 초 농림축산식품부가 “식품·외식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는데도 불구하고 대폭 가격을 올렸다.

당시 교촌치킨은 가맹점 수익 구조가 수년간 악화한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임차료, 인건비 등 운영비용 상승에 최근 원부자재 가격도 크게 올랐다는 주장이다.

배달의 민족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촌치킨 할인 이벤트./배달의 민족 캡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교촌치킨이 치킨업계 가격 인상을 주도한 전력이 있다는 인식 탓에 소비자들의 반감은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배달비 유료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교촌치킨은 2018년 치킨업계 최초로 1건당 2000원의 배달비를 받았다. 이전까지는 치킨에 대해 따로 ‘배달비’라는 개념 없이, 치킨 가격에 배달비를 포함했다.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도 교촌치킨이 먼저 물꼬를 텄다. 지난 2021년 11월 교촌치킨이 치킨업계에서 처음으로 제품 가격을 8.1% 올렸고, BBQ와 bhc가 다음해에 추가로 가격을 인상했다.

그럼에도 교촌치킨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174억원, 영업이익은 88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78.4%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위 자리를 bhc에 넘겼다.

이번 치킨 가격 할인 이벤트가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악화된 여론을 달래기 위한 것이란 해석에 대해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이벤트 시점때문에 그리보일 수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둔화된 소비를 되살리기 위한 판촉 강화 활동”이라며 “1분기에도 소비활성화를 위한 광고판촉비가 증가한 점을 봐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