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에스씨케이컴퍼니)가 정관 변경을 통해 신규 목적사업을 무더기로 추가했다. 지난해 ‘서머캐리백 사태’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급감한 데다 매출 신장률 역시 꺾이면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정서희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3월 말 이사회를 열고 신규 목적사업 65개를 추가하는 정관변경 건을 의결했다. 2021년 드라이브스루(DT) 매장 내 주차장을 유료로 전환하면서 발생하던 부가 수익과 연관된 주차장운영업은 물론, 전기차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 신사업, 건설업,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 부동산 임대 및 관리업, 골프장 및 스키장 운영업 등을 추가했다.

전기차충전사업은 스타벅스인터내셔널이 미국에서도 영위하는 사업이다. 스타벅스는 지난해부터 볼보와 손잡고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에 볼보의 전기차 충전기 ‘차지포인트(ChargePoint)’를 설치하고 있다. 15개의 매장에 60개의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이나 태양열을 활용하는 매장을 55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스타벅스코리아도 지난해 1월 경기 남양주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협업해 전기차 충전소 ‘EQ 차징 스테이션’을 열었다. 현재는 1곳에 불과하지만, 전기차 증가 추세 등을 검토해 늘려나갈 방침이다. 또 2024년부터는 스타벅스코리아의 모든 물류 배송 트럭을 전기차로 교체하기로 하는 등 전기차 분야 관련성을 높이고 있다.

기존의 식음료 사업과 관련성이 높은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 제조업, 가공식품 도매업은 물론 산업용 로봇 제조업, 생물학적 제제 제조업 등도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신규 목적사업으로 추가됐다.

또 ‘다양한 형태의 가맹사업’을 추가하기도 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3월 말 기준 1813개의 매장을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이 볼보와 협업해 미국 스타벅스에 설치하는 전기차 충전소의 모습. /스타벅스 제공

스타벅스가 올해 들어 수십 가지의 신규 목적사업을 정관에 추가한 것은 매출 성장세가 꺾이면서 다양한 신사업 진출을 검토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조5939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매출 신장률인 23.36%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24억원으로 48.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993억원으로 51.7%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4.7%로 스타벅스코리아가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실적에는 유해 물질 검출로 인해 상품을 리콜했던 서머캐리백 사태의 여파가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원두 등 주요 원부자재와 원·달러 환율 등의 문제가 영업익 감소에 주요한 원인이 됐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지출된 리콜 관련 일회성 비용은 444억원으로 영업익 감소분의 38% 수준이다.

지난해 실적에 영향을 미친 높은 수준의 원부자재 가격과 환율 문제는 여전한 상황이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3% 줄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점포 수 증가와 기존 점포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두 등 주요 원부자재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회사가 미래에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경우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미리 신규 목적사업을 정관에 추가한 것뿐”이라며 “아직 추진되고 있는 사업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차장운영업 역시 대규모의 주차장 시설을 운영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전기차충전 관련 사업도 수익성을 위한 사업이라기보다 고객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