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은하수산이 조미식품기업 KBF를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신한금융투자를 상장 주관사로 정해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 작업을 벌여왔지만,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일단 외형 확대로 방향을 바꿨다.

부산 강서구 은하수산 본사 사옥. /양범수 기자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은하수산은 지난 8일 경남 김해에 있는 KBF를 약 1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대상은 유진기업(023410)이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보유한 KBF 지분 45.5%와 한 금융업체가 보유한 지분 11.02%다. KBF의 지난해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13억원인데 이에 8배에 가까운 인수가를 지급하는 셈이다.

KBF는 1978년 설립된 경동 산업사를 모태로 하는 업체로 농심(004370), 동원F&B(049770), 오뚜기(007310) 등의 식품 기업에 조미 분말, 액기스 등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47억원의 매출과 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대비 각각 35.2%, 16.5%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은하수산은 이번 KBF 인수를 통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단순 합병 이상의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구상을 하고 있다.

KBF 인수에 따라 소스 등으로 주력상품을 확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신선회나 고등어구이, 장어구이 등 수산물 가공품이 주력인 은하수산은 지난 2021년 청귤을 포함한 초고추장 제품인 ‘제주청귤초장’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기업공개는 오는 2025년을 목표로 다시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해 첫 영업손실을 기록한 만큼 인수합병 이후 사업 구조를 안정화하고, 실적을 개선한 뒤 기업가치를 높인 다음 상장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은하수산은 지난해 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3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현우 은하수산 회장은 “지난해에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더불어 주요 판매 채널들의 할인 행사에 맞추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졌다”면서 “KBF를 인수했고, 금융사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만큼 앞으로는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 등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