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049770)가 식물성 원료를 활용해 출시한 ‘비건(Vegan) 참치 통조림’이 출시 이후 10만개 이상 판매됐다.

동원F&B가 자사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에 대한 별도의 광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모양새다.

동원F&B가 출시한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 '마이플랜트' 제품들. /동원F&B 제공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7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동원참치 마이플랜트’ 5종의 누적 판매량이 10만개를 넘겼다. 개당 판매가격이 3980원으로 책정된 점을 고려하면 약 4억원어치가 팔린 셈이다.

동원참치 마이플랜트는 동원F&B가 참치 통조림을 출시한 1982년 이후 처음으로 주재료인 가다랑어를 원료에서 빼고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만든 비건 통조림 제품이다.

40년 이상 축적한 참치 가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두 소재와 자체 개발한 배합비를 통해 어류의 뾰족한 살결과 식감을 구현하는데 성공하면서 참치 맛과 식감을 냈다. 이를 위해 6개월 간 200번 이상의 레시피 수정을 거쳤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동원F&B는 2019년 미국의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를 국내에 들여오면서 대체식품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다.

그러나 주력 브랜드인 ‘동원참치’를 대체식품화 한 것은 국내 참치캔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참치캔 시장에서 갖는 지위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7년 4155억원을 기록한 참치캔 소매점 매출은 지난해 3649억원으로 약 12.2% 줄어들었다.

대체식품 시장은 성장할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 약 2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해외 시장의 경우 오는 2025년 178억달러(23조5316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국내 시장에서도 대체단백질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급증했지만 대체육 시장은 갈 길이 멀다”라며 “기업들이 국내에서 대체식품 제품을 만드는 것은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성격도 있다”고 했다.

그는 “대부분의 대체식품 제조 기업들은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원F&B는 국내보다 해외의 식물성 대체식품 규모가 큰 점을 감안해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동원F&B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정된 곳은 없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도 동원참치 마이플랜트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동원F&B는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 ‘마이플랜트’를 통해 동식물성 단백질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토탈 프로틴 프로바이더’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는 식물성 참치 제품 5종과 식물성 만두 2종을 판매하고 있지만, 식물성 소재를 활용해 더 많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