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003230)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대표이사까지 지낸 진종기 전 대표가 지난해를 끝으로 삼양식품의 계열사 대표직에서도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양식품의 오너 공백기에 경영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진 전 대표이지만, 김정수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연이어 경영 전방에서 물러나는 모양새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진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29일을 끝으로 삼양프루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진 전 대표는 해당 자리에 지난해 1월 취임했는데, 약 11개월 만에 사임하게 된 것이다.
삼양프루웰은 삼양식품의 포장재를 만드는 계열사로 삼양제분 다음으로 큰 계열사다. 삼양식품이 지분 79.87%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1년 매출액 201억원, 영업이익 3억원을 올렸다.
진 전 대표는 2020년 3월 당시 총괄사장이던 김 부회장이 횡령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을 받고 취업 제한에 걸려 퇴임하자, 정태운 전 대표와 함께 오너 공백기를 메운 인사다. 당시 삼양식품은 진 전 대표가 경영부문을, 정 전 대표가 생산부문을 담당하면서 각자 대표 체제로 약 1년 6개월간 운영됐다.
김 부회장은 퇴직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2020년 10월 법무부로부터 취업승인을 받아 비등기 임원으로 회사에 복귀했고, 이듬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직에 올라 단독 대표 체제를 만들었다.
김 부회장은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의 부인으로, 창업주 고(故) 전중윤 전 회장의 며느리다. 전 전 회장은 횡령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김 부회장의 복귀로 대표이사직을 내러놓은 진 전 대표와 정 전 대표는 모두 지난해 3월 임기만료로 삼양식품 사내이사직에서도 퇴임했다.
진 전 대표가 삼양프루웰 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은 삼양식품이 '김정수 체제'에 들어선 이후 단행한 조직개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말 김정수 부회장의 주재로 '삼양식품 경영 컨퍼런스'를 열고 회사의 중기 핵심 전략에 따른 조직 개편, 계열사 자체 역량 강화와 외형 성장, 시너지 극대화 등을 발표했다.
삼양프루웰은 2021년 10월 기존 공장을 완전히 대체하는 원주 신공장을 준공하고 외부 주문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비전에 맞춰 현장 경험을 갖춘 인사를 위해 진 전 대표를 사임토록 한 것으로 보인다.
삼양프루웰은 진 전 대표의 후임으로 공장장 출신인 김경동 이사를 선임했다. 김 신임대표는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뒤 2002년 삼양식품으로 입사했다. 이후 강원 문막에 있는 삼양식품 유가공공장장을 지냈고, 지난해 3월 문막 공장이 폐쇄되면서 삼양프루웰 공장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김 신임대표는 식품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생산 현장 경험이 풍부한 실무형 인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 전 대표의 사임에 대해서는 "다른 계열사로의 인사발령을 위한 것으로, 새로운 인사 시기 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