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삼양목장’을 운영하는 삼양식품(003230) 관계사 삼양목장이 주류 판매에 나섰다. ‘아시아 최대 목장’이란 수식어와 달리 매년 적자를 내는 데 따른 수익 개선 전략으로 작년 5월 이미 휴게음식점업으로 식음료(F&B) 사업을 시작했고, 이제는 전용 맥주 판매에 돌입했다.

강원도 평창 대관령에 있는 삼양목장 전경. /삼양목장 제공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양목장은 최근 목장 부지 내 휴게음식점인 ‘옥시기카페’에서의 생맥주 판매를 결정했다. 강원도 평창에 있는 수제 맥주 회사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 컴퍼니’로부터 ‘평창맥주’를 케그로 받아 매장에서 ‘바람의 언덕’이라는 전용 생맥주를 판매한다.

삼양목장은 지난해 11월 말 강원도 평창군으로 식품위생업허가(신고)변경을 내고 일반음식점 허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5월 옥시기카페에서의 식음료 판매를 위해 신규 등록했던 휴게음식점업은 폐업으로 전환 신고했다. 현행법상 휴게음식점은 술을 판매할 수 없다.

삼양식품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는 삼양목장이 추가 수익원 확보를 위해 식음료, 또 맥주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다. 삼양목장은 강원도 평창군 내 1980만㎡(600만평) 규모의 아시아 최대 목장으로 입장료를 주 수익원으로 삼아왔지만, 운영비도 감당 못 하며 매년 적자를 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양목장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약 12억원의 연결 기준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말 누적 결손금은 1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양목장 지분 40%를 가진 삼양식품으로 전가된다. 삼양식품은 매년 약 5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떠안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삼양목장은 매년 삼양식품의 1순위 구조조정 대상으로도 꼽히지만, 삼양목장이 가진 상징성으로 인해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삼양식품 창립자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이 1972년 영양가 있는 식품 제공을 목표로 직접 개척, 개발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손민균

삼양식품은 지난해 4월 오히려 삼양목장으로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사재 100억원을 투입했다. 적자 해소를 위한 투자로 삼양목장은 유가공 사업을 매각하고 곧장 식음료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삼양목장은 맥주를 비롯한 식음료 사업이 삼양목장 적자 해소 및 추가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공 사업 매각으로 운영 효율이 개선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목장을 찾는 발길도 차츰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양목장은 지난해 10월 식음료 매장 운영 인력 신규 채용도 진행했다. 삼양목장 관계자는 “축산물판매업의 매점을 갖췄고, 맥주 판매를 위한 일반음식점업 등록을 진행했다”면서 “작년 매점에서의 맥주 판매를 시작했는데, 소비자 반응이 좋아 확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삼양식품이 삼양목장 수익 다각화를 위한 목장 부지를 리조트와 골프장으로 조성하는 종합 레저 타운 탈바꿈 추진도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 측은 “추가 수익원 확보 노력은 하고 있지만, 개발 계획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