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구하는 게 요즘은 제일 힘들어요. 외식업 아르바이트는 힘든 직업이라는 인식 탓에 시간당 1만3000원을 줘도 마음에 드는 구직자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에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잘 나가던 요리주점을 하던 A대표는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새해들어 영업을 종료했다. 그가 애정을 갖고 꾸몄던 점포지만, 자신이 하루 종일 매장을 지키고 있기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을 구하는 것 또한 만만치 않아서다.

고물가, 고금리로 어려운 상황에 인력난까지 겹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저임금을 훌쩍 넘기는 시급을 지급해도 알바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직원 구하기를 포기하고 매장에서 계속 머무르며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자영업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137만명, 없는 자영업자 435만명

이 같은 인력난은 여러 통계 지표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5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의 자영업자 수는 572만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8년 11월(563만명), 2019년 11월(558만명)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자영업자 전반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직원을 두고 일하는 자영업자의 수만 줄었다. 비용부담을 견디지 못해 직원을 내보내고 ‘나홀로 사장님’이 됐거나, 장사를 접은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137만명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극심했던 2020년 11월, 2021년 11월 134만~135만명에서 소폭 늘어났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인 2018년 11월(166만명), 2019년 11월(146만명)보다는 그 숫자가 적다.

홀로 점포를 운영하는 ‘나홀로 사장’의 숫자는 이 기간 꾸준하게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5년 전 397만명(2018년 11월)이었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즉 나홀로 사장님은 팬데믹을 거치며 꾸준히 늘어 지난해 11월까지 435만명으로 증가했다.

중고 주방기구를 판매하는 서울 황학동 주방거리가 한산하다./뉴스1

◇1만3000원으로 구인해도 안 구해지는 ‘홀서빙 알바’

2023년 기준 최저시급인 9620원보다 높은 1만3000원으로 홀 서빙 구인을 해도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미카엘 배달의민족 배민아카데미 파트장은 “1990년대, 2000년대생들의 외식업 기피 현상이 심각하고, 흔히 말하는 50대, 60대 ‘주방 이모’들도 워낙 귀해져서 옆 집에서 월급을 올려준다고 하고 모셔가버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26일에 발표한 ‘2021년 프랜차이즈(가맹점)조사 결과’ 통계에 따르면, 가맹점당 종사자수는 3.2명으로 1년 전보다 5.9%(0.2명) 감소했다.

특히 한식, 외국식 프랜차이즈의 가맹점당 종사자 수는 각각 3.2명에서 2.9명으로, 4.5명에서 3.9명으로 줄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9.4%, 13.3% 감소한 것이다.

전반적인 요식업 프랜차이즈에서의 고용 감소가 통계에 나타났다. 업종별 가맹점당 종사자 수는 ▲피자·햄버거가 4명에서 3.7명 ▲치킨전문점은 2.3명에서 2.2명 ▲김밥·간이음식은 2.9명에서 2.7명 ▲생맥주·기타 주점은 2.6명에서 2.4명으로 감소했다.

아르바이트생 대신 서빙 로봇 등으로 인력난을 해결하고자 하는 자영업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서빙 로봇을 도입한 한 식당 사장은 “로봇이 아르바이트생 한사람 분의 일은 해주지 못하지만, 간단한 음식 전달 정도는 해줄 수 있어 사용하게 됐다”며 “모자라는 부분은 ‘내가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로봇 알바’를 들인 것”이라고 말했다.